
학창 시절 학문하면 배고프다, 특히 수학하면 밥 굶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문과생은 법상, 이과생은 의공으로 모두 몰렸다.
그런 판에 수학 참고서를 써서 큰돈을 번 세 사람이 있었다. 정경진(수학의 완성), 홍성대(수학의 정석) 그리고 최용준(해법수학)이다.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이 가장 먼저 수학 참고서 시장을 평정했고, 이후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이 쓴 수학의 정석이 수학 참고서의 왕으로 군림했고 아직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의 해법수학은 명문대 입시생들이 많이 찾았지만, 본고사가 폐지되면서 인기를 잃었다. 어쨌든 세 분은 수학을 공부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음을 입증했다. '부자 되려고 좋은 밭 살 필요 없다. 책 속에 천 종 즉 6천 석 녹봉이 있다'.(富家不用買良田 書中自有千鍾粟) 송 진종의 권학문 시 표현대로다.
그중 최용준 회장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이희호 여사의 장례위원으로 다시 한 번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홍성대 이사장은 전주 상산고가 자립형사립고 재지정에서 탈락할 위기라 요즘 핫한 인물이 됐다.
남은 한 분 정경진 회장은 10년 전 언론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특별한 행적이 없었다. 그 인터뷰에서 정경진 회장은 "과정 없이 결과만 따지는 교육으로는 21세기 국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정당한 경쟁 없이 개인도 나라도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 18세기 초까지 서양을 압도하던 동양이 서구에 세계사의 주도권을 넘겨준 것은 신대륙의 발견이나 화약, 나침반의 발명이 아니었다. 18세기 이후 뉴튼, 라이프니츠, 가우스 등 천재들의 맹활약으로 수학과 물리학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21세기 새로운 경쟁 사회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수학과 과학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 통용될 만한 천재를 길러내야 한다. 지난번 U-20 월드컵에서 18세 천재 이강인의 위력을 보고도 '무조건 평준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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