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90%가 이슬람 신자인 이집트에서 신의 존재를 부인하며 무신론을 주장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에서 시작된 혼란이 초래한 새로운 조류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6일 전했다.
대표적 사례로 아흐메드 할칸(36)은 2015년 1월부터 무신론자를 자처하며 인터넷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는 다른 무신론자와 전화로 라마단과 건강에 대해 논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는 초등학생이던 1993년 엄한 아버지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메카로 이주했다. 학교에서 코란을 암기했다. "신의 말이 실현된 사회야말로 이상향"이라고 믿었다.
5년후 코란에 나오는 "신을 믿지 않는 자들과 싸우라"는 구절에 의문을 느꼈다. "믿지 않는 사람을 개종시키라는 의미이며 이때는 폭력도 허용된다"는 선생님의 설명에 "종교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게 됐다. 귀국후인 2010년 6월 신앙을 버렸다.
이슬람의 가르침에 따르면 종교를 버리면 사형이다. 이집트 형법에는 이 규정이 없지만 종교모욕죄로 최고 5년의 금고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터부를 깬 이집트인의 투고가 눈에 띈다. "신을 믿는다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차별과 증오가 있다"거나 "코란에는 과학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있다"며 무신론자가 된 이유를 설명하는 글들이다.
이집트 인구는 약 1억명이다. 무신론자에 관한 통계는 없지만 권위있는 파트와(이슬람법의 해석·적용에 대해 권위있는 법학자가 내리는 의견)를 내놓는 역할을 하는 이슬람 최고 법관을 지낸 알리 고마아는 2014년 9월 "6천명의 젊은이를 조사한 결과 12.5%가 무신론자였다"고 밝혔다.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관이 작년 5월에 발표한 보고서는 무신론자를 "100만~1천만명 사이"로 추정했다. 대규모 시위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독재정권이 무너진 2011년 이후 이어진 정치, 사회적 혼란이 "은이들이 종교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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