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언들은 스스로 자연이 되어 살아온 사람들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며 산을 깎고 물길을 바꾸고 강을 막아서는 사람들에게 "자기 조상이 묻힌 대지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들짐승보다 못한 자이다"고 꾸짖었다. 대지는 어머니의 품이고 그 위의 모든 것이 책이며 스승이고 선한 세계로 인도하는 성직자라고 믿는 그들은 자연 앞에서 늘 겸허했다.
인디언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이 열두 달 이름이다. 부족마다 다른 이름으로 붙인 달 이름은 그 자체가 자연에 순응하고 어울리겠다는 인디언들의 철학이다. 아리카라족의 1월인 '마음이 깊은 곳에 머무는 달'에서 아라파호족의 4월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과 5월 '오래전에 죽은 자를 생각하는 달', 크리크족의 7월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 퐁카족의 12월 '무소유의 달'까지 그들의 삶은 지구촌의 빛나는 시였다. 시처럼 빛나던 인디언들은 땅따먹기 하듯 깃발을 세우고 자신들만의 문서를 주고받으며 자본의 탑을 세운 사람들에게 짓밟혔다.
인디언 호피족 추장이었던 케웬합테와는 '얼굴 흰 사람들을 위한 기도문'을 통해 백인 침략자들을 영적으로 굴복시켰다. "할아버지 위대한 정령이시여, 얼굴 흰 사람들을 축복하소서. 그들은 당신의 지혜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들은 너무도 오랫동안 우리 인디언들을 없애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들은 힘이 주어졌을 때만 안심을 합니다. 그들을 축복하소서. 그들에게 우리가 이해하는 평화를 보여주소서. 겸허함을 가르치소서.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언젠가는 그들 자신과 그들의 아이들까지 파괴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니까요."
36년간 이웃나라를 무력으로 지배하고도 뉘우침 없이 다시 경제 전쟁의 서막을 여는 일본 아베 정권과 반일 감정을 위험한 것으로 치부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인디언의 기도문을 전하고 싶은 날들이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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