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 증시는 암흑기를 맞았다. 국제 무역갈등으로 증시가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됐고,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도 확대됐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라는 안갯속에 갇힌 형국이 됐다. 이 같은 금융시장 침체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안전성을 바탕으로 긴 안목의 투자전략을 제안했다.
◆'검은 한 주' 이후 커진 불확실성
지난 주 국내 증시는 급락했다. 5일 하루 동안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50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로 장을 마쳤다.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 1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일(금요일) 2,000선이 붕괴된 뒤 하루 만에 5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1,950선마저 내줬다.
코스피는 6, 7일에도 고전했다. 6일은 전날보다 29.48p(1.51%) 하락한 1,917.50으로 거래를 마쳤고, 7일은 이보다도 7.79p(0.41%) 떨어진 1,909.71을 기록했다. 다행히 8, 9일 각각 10.90p, 17.14p 소폭 반등하면서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 주 증시에는 무역갈등이라는 악재가 작용했다. 일본이 지난달 반도체 소재의 수출규제에 이어 이달 2일 백색국가 지정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확대된 불확실성은 우리나 경제성장률 전망도 낮췄다. KB증권은 지난 9일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p씩 내린 2.0%와 2.2%를 각각 제시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실물지표와 심리지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까지 불거져 향후 경기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여파가 올해 4분기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미중 무역분쟁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안전자산과 증시 등 투자의 길은
최근 금융시장은 수출규제와 그에 대한 맞대응, 관세 부여 등 정책적 이슈에 흔들리고 있다. 경제적 전망이 아닌 정책적 결정이 향후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번 주 각종 변동성을 확인해야 한다. 키움증권은 "주중에 발표되는 중국의 7월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중국 정책당국의 경기 부양을 기대할 수 있고, 미국에서도 소매판매 등 실물지표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유럽의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가 연출될 수 있다. 이 경우 위안화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대체투자로 안전자산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금은 물론 은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채권과 함께 금이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금과 유사한 자산이 은"이라며 "은은 산업용 원자재로도 활용되지만 본질적으로 화폐적 속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금의 대체재 성격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온스당 16.5달러선에 머물러 있는 은 가격은 앞으로 6개월 이내 20% 이상 상승해 2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산을 배분하는 전략도 짜야 한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나기는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다. 안전자산인 채권과 위험자산인 주식을 고루 담는 전략을 권한다"고 했다.
증시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1,900선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실적 등의 평가가치를 고려한 코스피 저지선은 2,000선이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1,900선까지 내려간다는 것이다.
KTB투자증권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저점 매수 시점은 더 미룰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스피가 반등하려면 국내 기업이익 전망이 호전돼야 하는데 향후 글로벌 경제 부진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무역보복,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은 확대돼 하반기 수출경기 회복 전망도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이달 말이 분기점이 될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국내 증시가 이달 말과 내달초에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22~24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천억 달러(약 364조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관세 부과는 미국 실물경제와 대통령 지지율, 주가 등에 충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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