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선 대내외 호재와 악재가 연이어 발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부분 합의와 반도체 실적 개선 전망, 브렉시트 합의안 등이 좋은 소식이다. 반면 중국 성장률 부진과 미국 경기선행지수 하락 등 위험요인도 발생했다. 또 경기 둔화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갈팡질팡한 투자환경에서 유의할 점을 알아봤다.
◆미중 '스몰딜'부터 중국 성장 둔화까지
지난주 초 국내 증시는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부분 합의(스몰딜) 소식에 훈풍이 불었다. 중국은 연간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고, 미국은 2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30%로 인상하려던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다. 양국 간 무역갈등이 완화되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줄었다.
14일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1년 4개월 만에 장중 5만원을 돌파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올해 3분기 실적과 반도체 업황 회복세 덕분이다. 미중 협상 결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도 있었다.
코스피는 지난주 1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14.66포인트(0.71%) 오른 2,082.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순매수를 보이던 외국인은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낮추기로 하자 장 막판 매수로 돌아섰다.
17일(현지시간)에는 영국과 EU(유럽연합)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타결하면서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 우려가 걷히면서 증시에 호재가 됐다. 영국과 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18일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 부진에 코스피가 2,060선까지 다시 밀렸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분쟁 장기화로 성장동력이 떨어지면서 3분기 국내총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나는 데 그쳤다. 1992년 통계 작성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내년 성장률이 5%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내외 변수 많아 '묻지마 투자' 안 돼
지난주는 미중 무역협상 부분 합의라는 호재에서 출발해 중국 성장률 둔화로 마무리됐다. 국내 증시와 금융시장을 놓고 긍정과 부정적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변수로 손꼽히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평가와 향후 예상에 온도 차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중 무역협상 부분 합의가 단기간에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원하던대로 민감한 사안들을 제외한 스몰딜을 얻은 데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으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합의를 깰 이유가 적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농산품 구매 약속을 받음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중이 제한적 합의에 그쳤고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기업에 대한 산업보조금 지급 금지, 환율조작 금지 등이 다뤄지지 않았다"며 "당장 확전을 피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근본적인 분쟁 해소 계기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오는 11월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12월 15일 예정된 15% 관세 부과 여부가 주요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성장률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달 24일 한국은행이 3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올해 2%대 성장률 유지가 판가름나게 되고, 증시 등 금융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15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하향조정했다.
다행히 국내 산업의 주력인 반도체 경기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SK증권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5만6천원에서 6만원으로 올렸다. 중장기적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그동안 가격 하락의 원인이었던 반도체 재고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서다.
경기와 상관없이 조심해야 할 종목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바이오·제약주 관련한 '묻지마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며 투자자 유의사항을 발표했다. 바이오·제약주는 임상시험 성공 여부 등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기에 무분별한 투자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고, 낙관적 전망을 막연히 신뢰하지 말고 자세히 검토해 투자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임상시험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 또는 과장된 소문을 유포하는 경우 불공정거래 행위로 형사처벌이나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바이오·제약 관련주의 이상매매와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모니터링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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