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갤러리 더키움 서하윤 개인전

서하윤 작 'Bibbidi Bobbidi Boo'(2019년)

'비비디 바비디 부-소망이 이루어진다는 마법의 주문.'

계명대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한지와 석채나 분채 등 한국화 채색 안료를 이용해 작업을 해온 작가 서하윤이 갤러리 더키움에서 개인전을 열고 붙인 전시명이다.

"예쁘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항상 행복한 미래의 꿈을 소망합니다. 이런 나의 뜻을 쉽게 사람들에게 전달시키기 위해서는 상징물이 필요했고 상징물의 대표적 민화의 소재를 이용했습니다."

작가는 여성스러움과 사랑스러움, 아름다움을 모티브로 해 십장생도나 화조도 같은 민화에 등장하는 여러 소재를 탐구하며, 나아가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차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의 화폭에 동양과 서양, 사람과 동물의 구별은 따로 없다.

가채를 올리고 자연스럽게 한복을 입은 도널드의 천진스런 모습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사하윤의 화폭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귀엽고 예쁘게 의인화된 동물 캐릭터를 통해 동서양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함께 소통하며 살아가는 유기체로서의 지구촌을 떠올리게 만든다.

십장생도에 등장하는 소재들도 전통의 그것에 국한되지 않았다. 태양 대신 초승달을, 소나무 자리에 천도복숭아를 등장시키고 백설공주와 난쟁이들,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가 사랑을 속삭인다. 마치 월트 디즈니의 꿈의 세계가 동양으로 자리를 옮겨 아름답고 달콤한 희망의 낙원이 펼쳐진 듯하다. 매우 현대적인 십장생도의 탄생의 순간이다.

너무 익숙한 소재에 정감을 느낀 관람객들은 이내 마음을 열고 화폭 곳곳을 꼼꼼히 살펴보게 되면서 작가가 이야기하는 바를 들을 준비를 하게 된다.

전시 제목 '비비디 바비디 부'는 사실 마법 할머니가 누더기 옷을 입은 신데렐라에게 마법으로 예쁜 드레스를 만들어주고 황금 마차를 만들어 주는 장면에서 따온 주문이다.

"나는 동양이 미를 살려 이것을 어떻게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하느냐에 역점을 두고 현대회화의 맥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나의 그림을 통해 꿈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결국 작가와 감상자가 하나가 되어 입가에 가득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서하윤은 한국화 45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2020년 1월 4일(토)까지.

문의 053)561-7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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