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자기 보는 안목 길러주고파" 경북 안동지역 도예가 강진석 작가

경북도예협회 창립해 지역 작가들 권위향상에 노력
"앞으로 평생 작품활동하고 일반인에게 도자기를 알리고 싶어"

경북 안동시 평생학습관에서 도예가 강진석 작가가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 안동시 평생학습관에서 도예가 강진석 작가가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도자기를 가장 많이 쓰는 어머니들에게 제품의 좋고 나쁨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게 목표입니다."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도예가 강진석 작가는 도자기에 대한 도민의 관심과 인식개선에 앞장서는 지역의 숨은 공신이다.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북지역 도예가 대부분은 홀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이 때문에 작품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고, 전시회를 하려면 개인 부담이 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롭게 도예를 배워나갈 신인 작가와 후진 양성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강 작가는 경상북도도예협회를 구성해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하고 경북지역 도예가의 든든한 울타리 만들기에 힘쓴 인물이다.

강 작가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뛰어난 도자기를 전국에 알리고 싶었고 이를 생산하는 도예가의 권위가 상승해 많은 사람이 도자기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일했던 것 같다"며 "당시에는 젊었기에 각자 개성이 강한 도예가들을 만나고 설득해 협회에 가입시키고 작품도 받아 전시회도 열고 했다. 지금이라면 절대 못할 만큼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도예가 강진석 작가가 수강생과 함께 만든 작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 작가는
도예가 강진석 작가가 수강생과 함께 만든 작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 작가는 "평생을 일반인들에게 도자기에 대해 알리고 작품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영진 기자

학사와 대학원까지 도자기를 전공한 강 작가는 "내 인생의 중심은 도자기"라고 말할 정도로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자연과의 유대관계를 맺는 행위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인간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고 다시 새 생명이 돋아나듯 자연을 빚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무한한 상상력을 현실화시켜주고 평생을 걸쳐도 다 이룰 수 없다"며 "도자기를 한 번 배운 사람들은 쉽게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 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강 작가는 현실과 이상에서 경제적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한국은 물론 독일과 네덜란드, 중국 등 국내외에서 150여 회의 전시회를 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 예전에는 도예가로 활동하면서 얻는 수익이 변변치 않아 농사를 짓고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을 정도로 힘든 적도 있었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 때는 아이들을 위해 그의 작품성을 충족시키지 못한 작품마저 판매해야 할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강 작가는 "내가 좋아하는 도자기를 하려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족한 환경을 만들어줬던 것은 아닌지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며 "저를 믿고 지원해주는 가족이 저의 가장 든든한 스폰서다. 저의 모든 작품에는 가족의 사랑이 담겨 있다"고 했다.

요즘 그는 경북 북부지역 평생교육원 등을 통해 일반인을 상대로 도예 강습에 바쁘다. 평생을 일반인들에게 도자기에 대해 알리고 자신의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강진석 작가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도자기 강국이고 일상에서 흔히 도자기를 접할 수 있지만, 도자기가 좋고 나쁜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기본 지식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저의 교육 방향은 최소한 우리 국민 누구나 도자기의 좋고 나쁨을 구별하게 돼 도예 시장의 질과 수준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효과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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