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18일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3전 전승으로 2019 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최초의 3연속 우승, 최초의 개최국 우승을 기록했다. 통산 5회 우승 역시 최초의 기록이다.
벤투 감독을 비롯해 팀 전체가 이런 성과를 낸 것이지만, 다시 선수 하나하나를 주목해보면 단연 황인범이 첫 손에 꼽힌다.
황인범은 홍콩전 1골과 일본전 1골까지 2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이 기록한 총 4골 가운데 절반이다. 일본전에서는 유일한 골을 기록하며, 비기면 우승할 수 없었던 대한민국에 우승을 선사했다.
이런 기록을 차치하고라도 앞서 올해 AFC 아시안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에서보다는 분명 개선된 플레이를 보여줘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에 황인범은 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에서의 부진 아닌 부진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던 황인범이 자신감을 되찾는 것은 물론, 경험치도 꽤 쌓게 됐다는 평가다. 벤투 감독의 신임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 보면, 아프면서 크는 셈이다. 황인범에 대한 축구팬들의 비판 중에서는 고맙게 가슴에 새길 비판도 있었지만, 비판의 탈을 쓴 비난도 적잖았다.
이걸 앞서 황의조와 황희찬도 겪은 바 있어 눈길을 끈다. 참고로 세 사람은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모두 황씨이다.
▶황의조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김학범호에 승선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김학범 감독이 석현준, 백승호, 이강인 등 유망주 대신 황의조를 선발하면서 축구팬들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나 황의조가 김학범 감독이 성남 FC를 지휘하던 시절 중용했다는 점에서 '인맥 축구' 논란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김학범호는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고, 이는 황의조의 7경기 9골 1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후 황의조는 대표팀에서도 맹활약하며 현재 팀의 중심 공격수가 돼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도 황의조 없는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희찬은 벤투호에 앞서 신태용호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고 할 수 있다.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를 비롯해 팀에 녹아드는 능력이 부족했다. 한 예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교체 투입됐음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조기 교체된 사건이 축구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을 기점으로 활약하며 이후 대표팀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소속팀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의 활약이 그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대표팀에서의 개선된 모습으로도 나타났고, 이게 향후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서 나타나던 비호감 이미지도 꽤 수그러들고 있다. 대표적인 게 기존 '음바페'를 순화해 호감이 꽤 깃든 '음메페'라는 별명이 나온 것이다.
▶황인범도 황의조, 황희찬과 비슷하게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두각을 나타내 벤투호에 붙박이로 승선하고 있다. 최근 기성용의 은퇴를 계기로 그의 후계자로서 중원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가 쏠렸는데, 아직까지는 그 기대를 충족하는 활약은 보여주지 못 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다 다른 신예 자원들에 대한 축구팬들의 기대까지 향하면서, "왜 이들 대신 황인범만 계속 기용하느냐"는 식의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래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과정에 대한 축구팬들의 비판을 벤투 감독과 황인범, 둘이서 주로 감당하는 모습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곧잘 관측됐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대한민국의 2019 EAFF E-1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다는 평가, 무엇보다도 경기 내용을 통해 보여준 황인범의 가치가 불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의조와 황희찬이 그랬듯이, 황인범도 '미운 오리 새끼'였던 처지를 스스로 극복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제는 정말로 '벤투호의 황태자'로 그라운드 위에 우뚝 설 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향한다.

댓글 많은 뉴스
대통령실, 추미애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 공감"
[단독] 국민의힘, '보수의 심장' 대구서 장외투쟁 첫 시작하나
李대통령 지지율 54.5%…'정치 혼란'에 1.5%p 하락
지방 공항 사업 곳곳서 난관…다시 드리운 '탈원전' 그림자까지
장동혁 "尹 면회 신청했지만…구치소, 납득 못 할 이유로 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