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는 많이 생겨났다가 또 많이 사라진다.
1990년대 PC통신이 유행으로 'ㅋㅋ', 'ㅇㅇ' 등 한글 모음 자판만 이용하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온라인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GG(Good Game)'같은 단어도 생겨났다. 시대상을 반영하는 '헬조선', '삼포세대' 등의 신조어도 있다.
최근에는 뜻과는 무관하게 한글의 모양새를 이용해 전혀 다른 글자로 원래 의미를 나타내는 신조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신조어 사용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 출생자)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언어유희형 마케팅을 들고 나오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올초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괄도네넴띤'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올라왔다.
팔도비빔면에서 내놓은 매운맛 신제품의 이름으로 시각적으로 팔도비빔면과 비슷해보이도록 다른 글자로 치환해 제품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네넴띤과 비슷하게는 '멍멍이'를 '댕댕이'로 바꿔부르는 경우가 있다. 이 같은 일종의 언어유희를 '야민정음'이라 부르는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와 '훈민정음'을 합친 신조어로, 한글 표기가 시각적으로 비슷한 경우 이를 치환해 표기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신조어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일종의 놀이문화로 여겨지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 네넴띤처럼 브랜드 마케팅에 야민정음같은 신조어를 이용하는 사례들도 많아졌다.
위메프도 야민정음인 '읶메뜨'로 표기하고 할인 상품의 명칭을 '스띠귀(스피커)', '귀띠머신(커피머신)', '치귄(치킨)', '공7l청정7ㅣ(공기청정기)' 등으로 바꿔 판매했다.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위메프가 만든 야민정음 단어들이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코오롱스포츠는 '솟솟'이라는 네이밍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청계산 자락에 새롭게 문을 연 콘셉트스토어에도 '솟솟618'이라는 이름을 걸었고, 각종 이벤트에도 '솟솟'을 붙인다. 코오롱스포츠의 로고인 상록수 두그루가 마치 한글 '솟' 자 2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해태에이치티비도 음료 '갈아만든 배'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IdH 음료'라 불리며 숙취해소제 대용으로 인기를 얻자 지난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Idh', 'IdH'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이같은 마케팅에 대해 디지털세대 맞는 창의적인 언어유희라는 평가와 함께 무분별한 신조어 생성으로 세대간 소통이 단절되고, 한글의 정체성을 훼손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언어유희형 신조어로 마케팅을 하는 경우 궁금증을 자아내고 트렌디해보여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가는 등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무리하게 끼워맞춘 표현은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재치있는 수준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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