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원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속빈 강정에 불과할 수 있다. 고교 교육과 진학 성과도 그렇다. 대구 경북예술고등학교와 구미 오상고등학교를 그러한 사례로 들 수 있다.
◆경북예고, 지방 예술고의 한계를 넘다

경북예고(교장 우창우)는 최근 눈에 띄는 성과를 남겼다. 서울대의 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에서 7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이다. 이는 영재학교인 대구과학고를 제외하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특히 화제가 되는 것은 서울대 합격자 7명 가운데 3명이 한 학급에서 배출됐다는 점이다. 같은 공간에서 고3 생활을 한 박제니(기악과 피아노전공), 서지형, 유승호(이상 성악과) 학생이 나란히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들의 담임은 도중환 교사. 학생들은 그를 '도블리'라 부른단다. '러블리(Lovely)'에다 성(姓)인 '도'를 더해 붙인 별명. 그는 "실기와 공부를 병행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잘 견뎌줬다. 시간 관리와 진로 상담 등에 신경을 썼을 뿐, 학생들 스스로 이뤄낸 성과"라며 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창우 경북예고 교장은 "예술 분야 교육과정을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운영하면서 일반 교과의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온 결과"라며 "그 덕분에 예술계열뿐 아니라 일반계열에서까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오상고, 시골 일반고란 벽을 깨다

구미 오상고등학교(교장 김연석)는 면 소재지에 위치한 농촌 일반고. 대도시, 명문 학군으로 불리는 지역에 비하면 여러모로 불리한 게 사실이다. 공교육뿐 아니라 사교육 환경도 차이가 적지 않다. 오상고는 이번에 그같은 벽을 허물었다고 자부한다.
오상고는 2020학년도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6명이 9개 의과대학과 3개 한의대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대 합격자도 1명 나왔다. 이 외에도 수도권 상위 대학 27명, 디지스트 1명, 교육대학 6명, 지방 국립대 75명 등 우수한 입시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성과는 개인별 맞춤식 학교 활동과 그에 따른 학생부 기록 덕분이라는 게 김원국 3학년 부장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수능시험 대비에도 소홀하지 않아 상위권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충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연석 오상고 교장은 "농촌 일반고가 의과대학 합격자 1명을 배출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 와중에 오상고의 약진은 지역민에게 자부심, 재학생들에겐 희망과 용기를 준다"며 "다른 일반고에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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