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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생 연구자들'..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 최우수상 수상작들

71개 팀 228명 지원한 가운데 최우수상 수상작 8개 팀 가려
사투리와 언론 보도 등 인문계열 4개, 습지 곤충상과 미세먼지 정화식물 연구 등 자연계열 4개

심화학습 후 탐구과정에 깊이를 담는 활동이 중요하다.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게 그것이다. 학생부의
심화학습 후 탐구과정에 깊이를 담는 활동이 중요하다. 보고서나 논문을 쓰는 게 그것이다.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도 녹여내 기록할 수 있다. 최근 경북도교육청과 매일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 시상식 모습. 매일신문교육센터 제공

학업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탐구 과정이다. 보고서 등 독서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활동의 결과물을 보여주면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과제연구나 실험 과목은 탐구 활동 과정을 기재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 크다.

지난해 말 영남이공대에서 지역 청소년들의 학술 축제 '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이 펼쳐졌다. 경북도교육청과 매일신문이 함께하는 행사다. 71개 팀, 228명의 경북 고교생들이 지원했다. 다만 대구시교육청이 빠지면서 대구 학생들은 참가할 수 없게 됐다. 현장 발표를 거쳐 시상이 이뤄진 가운데 최우수상 수상작(도교육감상) 8개를 소개한다.

◆인문계열 학술논문 최우수작

▶구미 지역 방언을 중심으로 한 경북 사투리의 특징과 국어 교육과의 연계성 고찰(구미 오상고 오규인, 권수진, 박수진, 신예은)

-사라져가는 구미 지역 사투리를 수집, 그 특징을 정리하고 사투리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사투리에 남아 있는 중세 국어의 자취를 확인했고, 오상고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사투리 인지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사투리 교육의 근거를 살폈다. 고유어의 보존과 지역의 정서적 특수성, 개성을 고양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고교 교육과정에 녹여낼 방안도 제시했다. 음운 변동을 공부하고, 중세 국어를 학습하는 데 사투리가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소비 환경의 변화에 따른 청소년의 비합리적 소비 인식 : 김천 K고등학교와 S고등학교를 중심으로(김천고 정준용, 홍석호, 서병훈, 정지윤)

-청소년의 비합리적 소비와 SNS의 관계를 연결지어 연구했다. 어떤 SNS가 청소년의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지, 고교생들은 일상생활에서 비합리적 소비를 어떻게 하는지 살피고 새로운 유형의 비합리적 소비와 그에 대한 평가까지 담았다.

'밴드왜건 효과' '스놉 효과' '베블런 효과' 등은 학생들이 찾은 '전통적' 비합리적 소비 유형. 'SNS 허위 광고' '1인 가구' '친환경' '공정무역' 등은 새롭게 나타난 비합리적 소비 유형으로 꼽았다. 또 두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각 소비 유형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살폈다.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신문사 보도 프레임 연구(경산여고 강다영, 김영현, 김선우, 박지현)

-진보와 보수 색채를 띤 일간지 5개를 분석, 탈원전 정책에 대한 보도 관점을 살폈다. '프레임'에 초점을 두고 수집한 기사를 양적, 질적으로 분류했다. 이를 통해 각 언론사가 어떤 방식으로 여론을 형성했는지 파고들었다.

이들은 보수적인 신문이 탈원전 정책에 회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점, 정책의 부작용을 경계한다는 걸 확인했다. 진보적인 신문은 원전 사고의 심각성과 친환경적 신재생에너지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등 반대 경향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들이 언론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소년의 개인주의 의식과 비합리적 소비 성향 사이의 상관관계 연구(김천고 정영웅, 박민규, 노현수, 한승수)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에서 청소년들이 지니고 있는 소비 성향을 이해하는 데 그 목적을 뒀다. 청소년의 개인주의 의식과 쾌락 소비 성향, 모방 소비 성향, 과시 소비 성향, 충동구매 성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거라는 게 연구자들이 내린 가설이다.

설문조사는 남녀 고교생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SPSS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청소년의 개인주의 의식과 모방 소비, 과시 소비, 충동구매의 관련성이 높지만 쾌락 소비와의 관련성은 낮다는 걸 확인했다.

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에 참가한 학생들이 현장 발표에 나선 모습. 사전 심사와 현장 발표 심사 점수를 더해 수상자가 가려졌다. 매일신문교육센터 제공
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에 참가한 학생들이 현장 발표에 나선 모습. 사전 심사와 현장 발표 심사 점수를 더해 수상자가 가려졌다. 매일신문교육센터 제공

◆자연계열 학술논문 최우수작

▶건강한 세상 만들기 '오늘의 기상 캐스터'(칠곡 북삼고 김민송, 김민정, 김수민, 김예린, 하지은)

-연구자들은 지역 실생활에 도움을 줄 정도로 정확한 기상 정보를 얻으려고 시도했다. 온도와 습도 등 측정값들을 산출한 지역 범위가 넓어 실제 생활에 활용하기엔 정확하다 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두이노 앱인벤터'를 이용해 '오늘의 기상 캐스터' 앱을 개발했다. 미세먼지 센서를 아두이노 보드에 연결하고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달라지게 설계했다. 또 미세먼지 농도, 온도, 습도 데이터를 이 앱으로 출력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사용 후 학생들 과반수 이상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는 점도 밝혔다.

▶로렌츠의 물레방아를 이용한 난수 생성(김천 성의고 최성욱, 이상헌, 박세훈)

-이 연구에서 생성하려는 난수는 '완전 난수', 즉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그 다음 값을 예측할 수 없고 수의 분포가 확률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일상에서 쓰이는 난수는 실제 일정한 규칙에 따라 생성되는 '의사 난수'다. 보안이 뚫릴 위험이 있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완전 난수 생성에 도전한 이유다.

이들은 카오스 이론의 혼돈성과 비주기성을 이용한 난수 발생기 생성 가능성을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이진수열의 사후 처리나 좀 더 세밀한 물리적 데이터 수집 방식을 사용한다면 무작위성이 더 뛰어난 난수를 생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었었다.

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에서 발표 중인 학생들 모습. 연구 내용을 설명한 뒤 심사자가 질문하자 답변하고 있다. 매일신문교육센터 제공
제7회 경북 청소년 학술한마당에서 발표 중인 학생들 모습. 연구 내용을 설명한 뒤 심사자가 질문하자 답변하고 있다. 매일신문교육센터 제공

▶굴봉산 돌리네 습지의 곤충상(문경 점촌고 박신영, 권재범, 박상해, 박신유, 엄인경)

-돌리네 습지는 카르스트 지형에 형성된 습지. 굴봉산 돌리네 습지는 지형, 지질학적 가치 외에도 생태학적 가치도 작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곳 생물상, 특히 곤충에 대한 조사가 2018년 대구지방환경청에 의해 진행됐으나 당시 조사도 주간에만 이뤄졌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연구자들은 이곳에 서식하는 밤 곤충을 중심으로 관찰하고 기록을 남겼다. 습지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 습지 보존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한 시도였다. 조사 결과 관찰된 나비목 가운데 나방은 솔잎말이나방, 벼포충나방, 복숭아명나방 등 12과 80종이었다.

▶아두이노를 활용한 미세먼지 정화식물에 대한 연구(경산여고 이지원, 전현정, 최예지)

-요즘 환경 문제에서 주요 화두인 미세먼지에 관심을 둔 논문이다. 아두이노는 제품의 기판, 회로도를 무료로 배포해 누구나 복제품을 만들 수 있는 '오픈 소스 하드웨어'. 연구자들은 이를 이용해 간단한 미세먼지 측정기를 만들고, 교내외에서 측정했다.

이와 함께 공기정화식물의 미세먼지 제거 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공기청정기 역시 제작과정에서 새로운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점을 고려한 시도다. 그 결과 공기정화식물이 매우 친환경적이면서도 실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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