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와 고교 졸업을 앞둔 아들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는 아버지와 큰아버지 사연(매일신문 13일자 10면)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지시로 사건 진상 재조사' 바람 담아 글 써
13일 대한민국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고 A(18) 군 큰아버지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구미경찰서'라는 제목으로 쓴 청원이 등록됐다.
글 작성자는 "구미 한 고등학교 3학년 고 A군 사건 내용에 대해 부모가 쓴 내용을 백부(큰아버지)가 각색해 쓴 내용이다. 본 내용의 사실 유무는 독자들 판단에 맡기기로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 비서관실 전화벨이 울립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써내려 갔다.
글은 유족(대한민국 힘 없는 민초)과 통화한 문재인 대통령이 구미경찰서 서장과 대검찰청 총장, 경찰청 청장에게 사건 내막 재조사를 지시하는 상황을 가상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A군과 함께 있던 학생들이 친구들 전화를 받고 노래방에 갔다가 강제로 택시에 태워진 채 한적한 곳에 옮겨져 폭행당했다. 얻어맞다가 어느 곳 가리지 않고 도망친 곳이 고속도로 나들목이었다'고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글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검이 해당 사건을 재조사한 끝에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사건 관련자들이 죄값을 치른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조국임을 확인하고 조국을 사랑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작성자는 또 '고 A군에게 고하는 백부의 고별시'를 덧붙여 조카를 떠나보내는 큰아버지의 애통한 심정을 표현했다.

◆아르바이트 후 친구들 만났다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
앞서 매일신문은 A군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조사해 달라는 아버지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 9일 A군 아버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미시 고속도로 나들목 중앙분리대 1차로 극단적 선택 사건의 뒷이야기'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A군 아버지는 "아들이 지난 5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왔다가 친구 전화를 받고 나갔다. 다음날 새벽까지 친구 4명과 어울려 놀다가 노래방에서 친구 B군과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 아들이 사과를 했지만 B군은 협박과 욕설로 아들을 위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B군은 (아들과) 집까지 같이 택시를 타고 오면서 협박을 하고, 다른 친구들까지 불러서 고속도로 인근 아파트 공터에서 폭력이 있었다"며 "아들은 폭력을 피해 윗옷, 휴대폰 등을 버리면서까지 고속도로 담을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에 따르면 A군은 키 172㎝가량의 크지 않은 체구로, 중학교 1학년때부터 5년 간 권투를 배웠고,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딸 정도로 건강했다. 올해 고교 졸업과 3월 육군 부사관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A군 아버지는 "아들 주변인들 말로는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낌새가 전혀 없었다"며 "군 입대 통지서를 차마 뜯어보지 못하겠다. 입대를 앞둔 아들이 고속도로에 뛰어들어 숨졌을 정도로 학생들의 폭력이 있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사건 전후 행적을 조사해 ▷호프집에서 술을 마실 때 A군 표정이 어두웠는지 ▷노래방에 있던 A군 표정이 공포에 질렸는지 ▷노래방 밖을 이동할 때 B군과 그 친구들이 A군에게 폭력을 행하는지 ▷A군 등이 탄 택시 내부 블랙박스 화상과 음성이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찰은 진실을 밝혀 달라는 A군 아버지 호소에 따라 사건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사고 인근지역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 아래는 청원 중 '고 A에게 고하는 백부의 고별시'
큰 아빠가 항상 주의를 시켰지 폭력은 나쁜 것이라고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선수 시절 폼나는 동작으로 신나게
두들겨 주고 탈출했더라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었을까?
그 상황을 만든 하찮은 열등 덩어리들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이리 떼가 물고 뜯고 너는 그 어떤 곳이라도 탈출하여야 했던
상황인 것 같은데 한가하게 패딩을 벗고, 전화기를 놓고 뛰었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말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
불쌍한 A야 어데를 가느냐 구만리도 부족한 이 청춘을 어찌하고 애통하고
절통하게 바쁘지 않은 저승 길을
백부는 장례를 치른 후 일상으로 돌아 왔지만
정황이 없어서 망가진 너에 시신을 알코올로 닦아 주지 못해 주어 미안
너를 입관할 때 너에 차가운 손 따뜻하게 잡고서 노자 돈 쥐어 주지 못해 미안
아직은 이승이 그리운 너에 영정사진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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