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은 바로 나가셔야 합니다, 장정들은 마스크 착용하고 이동하겠습니다."
4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육군 제50보병사단 위병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입영 행사가 취소됐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판 옆으로 입영 장정이 탄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짧은 머리에 마스크를 낀 입영 장정 한 명이 차에서 내렸지만 배웅을 나온 부모는 차에서 내리지 못한 채 아들을 향해 아쉬운 눈길만 보냈다.
아들을 배웅하러 온 박영민(53) 씨는 "입대 행사까지 함께 하고 아들이 큰절을 하는 모습을 봐야 군대에 간다는 사실이 실감날 텐데 신종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해 서운하다"고 했다.

올해 첫 현역병 입소식을 연 육군 50사단의 풍경은 예년과 확연히 달랐다. 국방부가 각급 부대 신병교육대대에 '신종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현역병 입영 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날 입소식도 애초 예정됐던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50사단에 따르면 장정들만 위병소로 들어가 건강검진을 받고 입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함께 온 가족과 친지는 그냥 돌아가거나 위병소 앞으로 걸어와 배웅해야 했다.
입소가 시작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위병소는 배웅하려고 모인 가족들로 가득했고 여기저기서 우는 소리가 들렸다. 경기 고양에서 아들을 배웅하러 왔다는 권수정(49) 씨는 "처음에는 담담했는데 막상 도착하자마자 아들만 들여보내고 가려니 눈물이 난다"고 했다.

50사단은 위병소에서부터 입소 장정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확인하는 등 신종코로나 예방에 나섰다. 입대 장정 조찬호(21) 씨는 "신종코로나로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불안한 마음이 있지만 부대에서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이해성 50사단 의무근무대장은 "신종코로나로 장병 가족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을 생활화하겠다"며 "14일 이내 중국을 방문했거나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장정은 정밀검진 후 귀가 조치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안심하고 입소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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