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세금 도둑질 바이러스, 진영 정치 바이러스, 국가주의 바이러스 이 세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돼 있다."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빗대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안 위원장은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고도 밝혔다. 의사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잡고, CEO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잡고, 정치인으로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는 것이 그의 토로다.
재미있는 것은 안 위원장 자신도 바이러스라고 공격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2016년 4월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했을 때였다. 그의 창당이 민주개혁 세력 분열을 초래해 여당인 새누리당에 개헌선을 헌납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일부 진보 지식인들은 '악성 바이러스'라는 조롱을 퍼부었다.
친박(친박근혜)은 물론 지금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친문(친문재인) 역시 바이러스로 지목돼 공격받았다. 2017년 1월 조배숙 당시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정치권에도 바이러스가 준동하고 있다. 지독한 악성 바이러스 박근혜-최순실 라인과 친박은 힘 잃고 소멸 중"이라고 했다. 이어 "박멸해야 할 악성 바이러스가 또 있다. 의견이 다르면 문자 폭탄을 퍼붓는 세력, 선(先) 총리 후(後) 탄핵도 거부해 황교안 체제를 들어서게 한 세력, 개헌은 미적거리고 대통령 다 된 듯 행동하는 친문 패권 세력이 바로 그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지구상에는 약 8천여 종류의 바이러스가 있다. 인류에게 바이러스가 위협적인 이유는 변종(變種)을 만들어 진화하고 급격히 수를 불리기 때문이다.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신종코로나 역시 변종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나와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태가 일단락된다 하더라도 제2, 제3의 신종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국민에게 희망·비전을 줘야 할 정치가 공포·혐오의 대상인 바이러스에 비유될 지경에 처했는지 참담하다. 친노(친노무현)의 변종인 친문이 집권 후 조국 비호,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저지른 일들을 보면 바이러스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지 싶다. '양아치들'이라는 비판보다는 낫지 않겠나. 친박 바이러스는 촛불로 퇴치했지만 친문 바이러스는 무엇으로 박멸할지 걱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