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온 황교안 "사람 보이지 않는 도시, 누가 이렇게 했나"

대구동산병원·서문시장 찾아 "정부 폭정 못 막은 내 잘못도"
권시장 "일주일 정도가 고비"

27일 황교안(왼쪽) 미래통합당 대표가 코로나19감염증 확산으로 임시 휴업 중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7일 황교안(왼쪽) 미래통합당 대표가 코로나19감염증 확산으로 임시 휴업 중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7일 전격 대구를 찾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망연자실한 대구경북(TK) 지역민들이 '보수 정당 당수가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다'(매일신문 27일 자 13면)는 서운한 민심을 다독이기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잇따라 TK를 찾은 것도 황 대표의 방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김명연 비서실장, 전희경 대변인, 당직자 등 3명과 함께 동대구역에 도착했다. 동행하려는 국회의원과 예비후보들을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차로 곧장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중구 동산병원으로 이동한 그는 10시 10분쯤 서영성 동산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를 만났다.

27일 황교안(오른쪽) 미래통합당 대표가 코로나19환자 200여 명이 입원 치료 중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7일 황교안(오른쪽) 미래통합당 대표가 코로나19환자 200여 명이 입원 치료 중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회색 재킷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황 대표는 병원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방명록을 작성한 후 로비에 들어섰다.

황 대표는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의료진, 병원 관계자, 간호사, 자원봉사자까지 헌신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들었다. 숙연해지는 상황"이라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꼭 안부를 전해달라.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성 병원장이 "병원에 경험이 있는 간호사와 병상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애로사항을 호소하자 황 대표는 "내일 대통령을 만나게 되어 있으니 얘기를 (다시)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병원 1층 비상대책본부, 진료대책반, 대구시 상황실을 10분가량 둘러보고 병원 관계자를 격려한 황 대표는 도보로 인근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그는 이동 중 새 마스크를 착용하며 위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황 대표는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장의 안내를 받고 휴업 탓에 텅 빈 시장을 둘러봤다.

15분가량 동안 두어 명의 상인을 만난 황 대표는 "11년 전에 대구에서 근무했는데 그때도 대구 경제가 어렵다고 이야기했었지만 그래도 활기차고 자부심을 가진 분들이 많았다"며 "오늘 와서 보니 거리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 도시로 바뀌어 버렸다. 누가 이렇게 했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지금의 어려움에 저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지 못한 잘못이다"며 "대구가 다시 활기 있는 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빠져나와 당직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황 대표는 11시 50분 대구시청으로 이동해 권영진 대구시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과 2층 접견실에서 30여 분간 비공개 회담을 나눴다.

접견실을 나온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한 코로나 발생 직후 대구경북 시도민의 어려움을 듣고 바로 내려오고 싶었다. 근데 내려오는 게 불편을 드리고 부담드릴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오늘 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내일(28일) 대통령과 회담이 있는데 오늘 보고 들은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하겠다"며 "당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바로 마련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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