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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무연고 사망 노인, 20년 만에 가족 찾았다

대구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도움으로 해결
아들 "이제야 제대로 된 제사 지낼 수 있어서 한 풀어"

대구 서부경찰서의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서부경찰서의 모습. 매일신문 DB

가족과 소식이 끊긴 채 15년 전에 사망한 노인이 20년 만에 가족을 찾았다. 노인의 아들은 최근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은 수소문 끝에 무연고 사망자로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안치된 노인을 확인했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20년 동안 소식이 끊겼던 A씨가 15년 전에 무연고자 위탁시설에서 사망한 사실을 유족에게 알려줬다고 20일 밝혔다. 사망 당시 A씨의 나이는 75살이었다. A씨의 아들은 이달 초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실종수사팀을 찾아 "20년 전 치매 증상이 있는 어머니가 가출했는데, 생사를 몰라 제대로 된 날짜에 제사를 지내지도 못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실종팀은 조사에 나섰다. A씨는 주민등록상 거주 불명인 상태였고, 기초생활수급과 건강보험 내용을 파악했지만 생존해 있다고 볼만한 자료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에 A씨의 현재 나이가 90살이라는 점에 미뤄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요양시설을 방문해 수소문했다. 이를 통해 무연고자들이 요양원을 통해서 대구시 사회서비스원(옛 희망원)으로 보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종팀은 사회서비스원을 방문해 A씨의 입소 여부를 문의했지만, 같은 이름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가출 당시 치매 증상이 있었고 장애로 인해 지문 확인이 어려워 실제 인적사항과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착안, 가출 날짜로부터 5년간의 입소카드를 일일이 대조했다. 그 결과 A씨가 2002년 9월 입소해 2005년 3월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실종팀은 사망한 A씨가 대구시립공원묘지에 안치된 사실을 유족에게 알려줬다. 이에 아들은 "경찰에 신고하면서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빨리 찾아서 감사하다. 이제라도 어머니 제사를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돼 한을 풀었다"고 했다.

이배호 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장은 "아쉽게 가족과 상봉을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마음 편히 어머니 제사를 모실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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