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찐 팬심 폭발 '찬또~ 꽃길만 걸어'

가장 아이돌다운 트롯맨, 이찬원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3위인 '미'를 차지한 이찬원. TV조선 제공.

TV조선에서 '내일은 미스터트롯'(미스터트롯)이 방송을 탄다는 말이 나오던 지난해 12월, 아이돌 탐구생활에서는 '트로트 아이돌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매일신문 2019년 12월 14일자 21면). 그 때 이 칼럼에 대해 네티즌들이 남긴 댓글을 봤다. 대부분의 내용이 "사람들은 송가인에게 빠진 거지 트로트에 빠진 게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일정부분 동의하는 바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송가인 때문에 트로트가 다시 들리는 일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우지 않았다.

그리고 "송가인의 등장으로 인해 트로트에도 '아이돌 팬덤'에서 보여지는 현상이 구체화되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남자 트로트 가수라면 오히려 더 폭발력있게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해 본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 예측은 결국 맞아들어갔다. 글쓴이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지금 '미스터트롯' 결승에 진출한 7명은 각종 예능에서 계속 얼굴을 볼 수 있다. 결승까지 못 간 참가자 중 일부 실력을 인정받은 참가자는 방송 활동, 행사, 심지어 TV광고까지 찍기도 한다. '송가인'이 열어젖힌 트로트 팬덤의 조직과 확산은 결승에 진출한 7명을 만나 더 화끈하게 불타오르고 있다.

그 7인방 중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사람은 이찬원이다. 일단 '미스터트롯' 3위를 했으니 실력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3살에 귀엽게 생긴 얼굴도 인기에 한 몫을 하는데다,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15학번으로 소위 말하는 '학교에 있는 노래 잘하고 재미있고 훈훈하게 생긴 선배' 이미지까지 가지고 있어 팬들의 어떤 판타지를 채워주기도 좋은 캐릭터다.

이찬원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살펴보니 '미스터트롯' 결승진출 7인방 중 가장 팬덤이 아이돌스러운 모습을 띠고 있었다. 당장 SNS 게시물마다 '찬또 꽃길만 걸어'라는 댓글이 얼마나 많이 달리는지 모른다. 그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면면을 확인해보니 대개 20대 여성들이었다.

인터넷을 좀 더 살펴보니 '미스터트롯' 경연 과정에서 울었던 그의 모습에 귀여움을 느끼는 팬들이 있는가하면, 그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 한 연예잡지의 표지모델이 됐는데 이를 본 팬들은 '아이돌스럽다'며 난리가 났다.

이처럼 이찬원의 경우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팬덤 구축이 가장 아이돌스러운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7인방 중 특히 이찬원의 팬층은 앞서 말했듯 아이돌의 주 소비층인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에게 집중돼 있다. 그래서 다른 출연자들보다 '트로트 아이돌'로 클 가능성이 훨씬 높다. 정말 올해에 '트로트 아이돌'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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