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20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족발집 저녁/ 이상유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상유
이상유

족발집 저녁

경비 아저씨가, 청소 아줌마가
먼지 털며 돌아오는 저녁
차려 놓은 술상 위에
육중한 무게를 견뎌온, 발 하나가 누워 있다

예리한 칼날들을 질서정연하게 받아낸
무릎 아래가 술안주로 빛나고 있다

경복궁 문지기가, 탱크 수리공이, 4대강 트럭 기사도
발소리 죽이며 어둠을 따라 들어오고 있다

터질 듯 눌리면서 단단하게 살아남아 있는
가장 맛있는 과거를 오늘은 물고 뜯는 거지

높이든 배신의 술잔이 철철 넘쳐도
시간은 순리처럼 빠져나가고
우리 속 같은 식당 바닥은 허공을 밟고 내려온
달의 마당

질척하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역사적 사실을...
오는 30일부터 경북 내륙과 동해안에 시속 260㎞급 KTX-이음이 본격 운행되며, 중앙선과 동해선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어 지역 이동 편...
국민 MC 유재석이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자신의 인생관을 언급하며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방송인 박나래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