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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막사발/ 박순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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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돈
박순돈

막사발

그 함바집 사각 탁자 위에
막사발

팔 다리는 아예 접어 몸통 속으로
머리는 무릎 사이에 파묻은
사람 사는 일에는 이력이 난 여자
입은 몸뻬가 헐렁해서
마음 씀씀이도 헤플 것 같은 여자

어제를 씻은 구정물을
문 밖 길바닥에 확 내다 뿌리는
함바집 여자의 넉살 좋은 엉덩이를 닮은
막걸리 잔

비 오는 날은 파전 지지는 날
기디리는 사내가 오나 안 오나
입 찢어지게 벌리고 하품을 하는

무뚝뚝한 사각 탁자가 제 서방인 줄 모르고
연신 벌어지는 입을 틀어막고 있는
그 여자 만나러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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