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상돈상 수상' 대구경북 의료 4개 단체장 간담회

K-방역을 만든 주인공, 대구경북의 정신을 이어받은 의료진과 지역민
생명 위협, 의료체계 붕괴 공포…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 이겨내
다시 코로나19가 오더라도 체득한 수칙 준수, 의료인 믿고 맞서면 돼

매일신문과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한 제11회 서상돈 상 시상식이 7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렸다. 수상자인 대구시의사회, 경북도의사회, 대구시간호사회, 경북도간호사회 등 4개 단체 회장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장, 신용분 경상북도간호사회장, 최석진 대구시간호사회장,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강성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상택 매일신문사장,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 송재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장, 협찬사인 팔공컨트리클럽 박한석 대표이사.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매일신문과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한 제11회 서상돈 상 시상식이 7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렸다. 수상자인 대구시의사회, 경북도의사회, 대구시간호사회, 경북도간호사회 등 4개 단체 회장과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장유석 경상북도의사회장, 신용분 경상북도간호사회장, 최석진 대구시간호사회장,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강성조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상택 매일신문사장, 신동학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상임대표, 송재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장, 협찬사인 팔공컨트리클럽 박한석 대표이사.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제11회 서상돈 상을 수상한 대구시의사회, 경북도의사회, 대구시간호사회, 경북도간호사회 등 4개 단체 회장들이 7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제11회 서상돈 상을 수상한 대구시의사회, 경북도의사회, 대구시간호사회, 경북도간호사회 등 4개 단체 회장들이 7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신용분 - 경상북도간호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신용분 - 경상북도간호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이성구 - 대구시의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이성구 - 대구시의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장유석 -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장유석 -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석진 - 대구시간호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최석진 - 대구시간호사회 회장.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일제강점기 당시 국채보상운동 주창자인 故서상돈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계승하고자 매일신문과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제정한 '서상돈 賞'의 11번째 수상자로 ▷대구시의사회 ▷대구시간호사회 ▷경북도의사회 ▷경북도간호사회 4개 단체가 공동 선정됐다.

올해 수상자들은 대구경북에서 확산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한 주역으로, 지역공동체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헌신했다. 매일신문은 서상돈 賞 수상자인 지역 4개 의료단체 대표들과 당시를 회고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사회는 이석수 사회부 선임기자가 맡았다.

▶전국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제11회 서상돈 賞' 수상을 축하드린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 이하 이) 서상돈 선생의 국채보상운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국권 침탈로 어려운 시절에 우리지역의 선각자들이 주창하신 국채보상운동을 생각할 때마다 자랑스럽고 나라를 생각하는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코로나19로 대구가 어려울 때 의사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의사들의 소임이었다. 전쟁이 나면 국가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군인들이 앞장서 나가고 큰불이 나면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화재 현장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국적인 명성과 권위를 가진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귀한 상을 계기로 시민 건강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대구시의사회가 되도록 하겠다.

-(장유석 경북도의사회장, 이하 장) 제11회 서상돈 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라 생각하며 3천300여 회원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매일신문사를 비롯한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찬란한 신라 1천 년의 화랑정신과 선비정신을 이어받아 의리와 뚝심, 정의감, 진취적인 기상과 개척자적 시민정신으로 국난 극복에 앞장섰다. 지금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K-방역을 만든 주인공이 바로 대구경북의 정신을 이어받은 우리 의료진들이라 생각한다. 기꺼이 몸을 던졌던 의료진들의 패기가 있었기에 현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최석진 대구시간호사회장, 이하 최) 한마음 한뜻으로 대처한 의료인과 시민들, 타지역에서 대구를 적극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신용분 경북도간호사회장, 이하 신) 역대 수상자들을 보니 훌륭한 분들이신데 이런 의미 있는 상을 저희 단체에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리며 영광으로 생각한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시기 대구경북은 정말 아찔한 위기였다. 하루 최고 확진자 909명을 기록하는 등 확산일로에 있던 당시를 회고한다면.

-(이) 35년이 넘는 의사 생활을 하며 질병으로 나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의료체계가 붕괴될 것 같은 공포를 느낀 건 처음이었다.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장) 초창기 괴질처럼 번질 때에는 상황이 어디까지 갈지, 어떤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가늠할 수가 없어 두려웠고 현장에서는 혼선이 빈발해 모두가 불안한 상황이었다.

-(최) 물품 및 인력 부족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고, 최전선에 있던 간호사들이 받은 충격과 공포는 매우 컸다. 특히 전담병원은 처절한 전쟁터였다.

-(신) 밀려오는 확진자들로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한 순간이었다. 음압기 설치도 안된 상태에서 전담병원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최일선에서 방호복을 입고, 땀이 흠뻑 젖어서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안타까웠다.

▶코로나19와의 사투 현장에서 활약한 대구경북의사회와 간호사 회원들의 자발적 헌신이 돋보였다. 그 중에서도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면을 소개한다면.

-(이) 선후배 의사들이 대구와 타지역에서 봉사현장으로 달려왔다. 그들이 서로 먼저 위험한 격리병동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장) 의료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회원들께 호소문을 보냈다. 많은 의료진들이 응답했다. 오롯이 환자만을 위한 마음으로 달려온 동료들이었다. 감동했고 감사했다.

-(최) 자녀가 있는 간호사, 갓 졸업한 신규간호사, 육아휴직 중인 간호사, 신혼인 간호사, 정년 퇴임한 간호사들이 모두 지원해 주셨다. 귀가를 못하고 병원에서 숙식을 했다. 그 와중에 환자가 회복해 의료진의 축하를 받으며 퇴원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신) 가족과 가정을 뒤로 한 채 24시간 환자 곁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준 게 잊히지 않는다. 퇴원한 환자와 보호자의 감사 편지, '희생과 헌신으로 간호활동하고 계시는 대한민국의 천사들께 고맙고, 또 고맙다'는 응원 편지가 가슴에 오래 남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겨울철 2차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대구경북이 다시는 코로나 악몽을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기에 시도민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은.

-(이) 코로나19와 싸운 대구시민들의 모습은 의연하고 당당했다. 외신들도 놀라며 칭찬했다고 한다. 대구는 엄청난 시련을 겪었지만 대구의 의료진들과 시민들은 귀중한 경험과 많은 노하우를 갖게 돼 코로나19에 관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도시가 되었다. 다시 코로나19가 오더라도 몸으로 익혔던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의료인들을 믿고 당당히 맞서고 방역당국의 권고를 따르며 적극 협조해야 하겠다.

-(장) 초반기 코로나19로 불안했던 마음이 만성이 되어가고 누적된 피로감과 '설마 나는 괜찮겠지'라는 마음이 뒤섞여 조금은 해이해져 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껏 잘 해오셨다. 대프리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폭염에도 마스크를 잘 착용했고 손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지침을 잘 지키고 있다. 조금만 더 힘내주시면 감사하겠다.

-(최) 모임을 할 때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코로나 확산 지역 방문을 자제해주시면서 증상이 있을 때는 빠른 시간 내에 선별진료소에 방문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신) 국민 모두가 사회적 거리두기, 개인위생관리, 정확한 마스크착용(입/코가림)을 하면 감염률을 1.5% 이하로 낮출 수 있으니 숙지하시고 지켜주시길 부탁드린다.

▶의료계 파업이 정부·여당과 '추후 재논의'라는 형식으로 일단 봉합은 됐다. 당정이 추진하려는 의료정책에 대해 바라는 점은.

-(이) 의사 수나 병원 수는 중요하지 않다. 코로나19 속에서 한국은 영국, 프랑스 등 의료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모범적 자세를 보였다. 전문가와 논의 등을 통해 우수한 한국 의료 인프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책을 점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장) 의대생 정원 확충 및 의과대 증설보다는 공공병원에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유능한 의사를 모신다면 그 지역 의료는 충분히 제공될 것이다. 기존의 자원 분배만 잘하면 대한민국 의료는 잘 시행되리라 믿는다.

-(최) 간호·간병에 간호사의 위치가 높아야 질 높은 간호를 받을 수 있다.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간호 인력에 대한 지원과 양성이 필요하다. 의사 업무를 대신하는 PA(의료지원인력)와 전문 간호사들이 마땅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이 제정돼야 한다.

-(신) 의정협의체에 간호 영역도 포함시켜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간호사는 업무를 의사와 함께 진행하지만 실제로 소통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PA간호사 제도화에 대해 의사협회는 반대를 하고 병원협회는 찬성을 하는 양분된 상황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정리=배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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