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금부터 찐~대목" 유통가 '포스트 추석' 마케팅 열전

지난 추석 연휴 백화점 선물세트 판매 호황…“한글날 연휴에 기세 이어간다”
편의점업계 ‘김좌진 독립서체’ 등 이색 마케팅 활발
대형마트는 할인 공세…11월 ‘코세페’ 등 남은 기간 소비 전망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을 맞이해 국내 최초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을 맞이해 국내 최초로 '김좌진 장군 독립서체'를 개발하고 독립운동의 정신을 기리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6일 밝혔다. 연합뉴스

사흘간의 한글날 연휴를 시작으로 하반기 반전을 노리는 유통업계의 마케팅 열전이 뜨겁다. 추석부터 연말까지는 연중 최고 대목으로 꼽히는 만큼, 상반기 코로나19로 최악이었던 유통가 매출 회복의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

여행을 지표로 한 소비심리가 살아난 모습도 관측된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가을 시즌(9~11월) 국내 관광객 1천명을 대상으로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시기를 물은 결과, 9월 14.7%, 10월 57.2%, 11월 28.1%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계획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심리가 이달 들어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복되는 소비심리를 잡기 위해 유통가는 추석·한글날 연휴에 이어 내달 진행될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크리스마스, 새해맞이까지 석 달 남짓한 기간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각오다.

◆추석 선물세트 판매 역대 최대…한글날 연휴까지 특수 이어질까

첫 코로나 추석이었던 올해 선물세트 판매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7%, 13.8% 증가했다. 나들이 인파가 몰린 교외형 매장도 특수를 맞아 지난 2~3일 롯데아울렛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109% 급증했다.

유통업계는 추석 연휴에 이어 바로 한글날 연휴가 이어지면서 '포스트 추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색적인 한글날 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선두에 나선 것은 편의점업계다.

지난 3월부터 김좌진 장군 서체 복원 프로젝트에 돌입한 세븐일레븐은 한시(漢詩) 친필 원고를 확보하는 등 7개월간의 노력 끝에 이달 '김좌진 장군 독립서체'를 선보인다고 최근 밝혔다. 이달은 1920년 10월 청산리 전투 이후 꼭 100년이 되는 달이다.

세븐일레븐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김좌진 장군의 한글 글씨체가 없어 한문 글씨의 특징을 분석한 뒤 한글 구조에 적합하게 재해석하는 등 심도 있는 연구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탄생한 독립서체에서는 강하게 내려진 세로획에서 장군의 기개를 발견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독립서체를 다양한 제품에 적용했다. 리뉴얼한 장군비빔밥을 시작으로 장군주먹밥, 장군치킨버거, 장군마카롱, 장군막걸리 등에 독립서체를 활용했다. 특히 547돌 한글날을 기념해 독립서체를 세븐일레븐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이마트24가 순우리말을 적용해 선보인 마스크 스트랩.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가 순우리말을 적용해 선보인 마스크 스트랩.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순우리말 '아리아리'(파이팅)의 한글 자모 '이응'을 형상화한 이모티콘을 적용해 특별 제작한 마스크 스트랩을 6천명에게 선착순 증정한다.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로 이마트24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회원이면 조건 없이 신청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함께 한글날 에디션 '리버시블 플리스 다운'을 출시했다. 케이투 한글 발음 자모로 새롭게 구성한 로고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생활문화기업 LF의 영유아 보육업체 아누리도 오는 16일까지 아이 또는 부모가 순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정에 첫 달 보육료를 50%를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냈던 우리 국민에게 코로나19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되살아나게 하는 것이 이번 마케팅의 핵심이 아니겠느냐"며 "마케팅이라도 진심이 담기면 소비자가 알아보는 법이다"고 말했다.

◆할인공세 나선 대형마트…남은 기간 최대 분수령은 역시 코로나

대형마트는 대대적인 할인 공세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이마트는 지난 8월부터 해양수산부와 진행한 소비촉진 행사 '대한민국 찐 수산대전'을 8일부터 28일까지 연다. 본래 3차 행사는 이달 29일부터 계획했으나 직전 3주간 추가 진행키로 한 것이다. 이마트는 또 추석 이후 집 꾸미기에 나선 소비자를 겨냥해 8일부터 일주일간 식기 및 침구류를 최대 30% 할인한다.

롯데마트는 8일부터 14일까지 전 점포에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엘포인트 회원 대상 횡성한우 1++등급 등심과 투뿔넘버9 등급 등심을 30% 할인하고, 호주산 스테이크 대전도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3~7일 포스트 추석 마케팅에 이어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육류, 수산물 등 주요 먹거리를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하는 한글날 연휴 맞이 '추(秋)천 세일'을 연다.

관건은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해 연말 매출 회복에 기여할 것이냐는 점이다.

대구지역 한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괜찮았고 한글날 연휴에도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상반기 매출을 만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면서도 "연말까지 계속해서 할인 이벤트가 이어지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고 했다.

결국 내달 열리는 코세페, 크리스마스 등 대목 기간에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소비심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경험으로 확인했다"며 "남은 기간에는 재확산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마트 찐 수산대전. 이마트 제공
이마트 찐 수산대전.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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