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구조·방사된 황새, "한반도 최남단 해남서 만나다"

지난해 8월 치료후 러이사 예브레이스카야 방사
지난해 12월 해남에서 방사한 황새 발견

지난해 러시아에서 탈진된 상태에서 구조돼 치료받아 방사된 황새 1마리가 한반도 최남단 해남 황새 무리에서 발견돼 화제다. 사진속 원안 황새가 방사 황새. 국립생태원 제공

지난해 러시아에서 구조돼 재활치료를 통해 방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황새 1마리가 수천km 떨어진 우리나라 최남단에서 발견돼 화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가 지난해 현지에서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황새 1마리를 전라남도 해남에서 최근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6월 극동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탈진한 상태인 어린 황새 1마리를 구조하고, 현지 재활센터에서 회복과정을 거쳐 같은해 8월 13일 항카호 북부지역의 예브레이스카야 자치주에서 방사했다.

이후 황새들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한반도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한-러 황새 보전 공동연구 기관인 국립생태원에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에따라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25일 전남 해남에서 월동하고 있는 황새 18마리를 발견하고 이 가운데 1마리가 세계자연기금 러시아 지부에서 방사한 황새(가락지 녹-048)임을 확인했다.

이 황새에 부착된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한 결과, 이동 경로는 극동 러시아 예브레이스카야에서 방사(2020년 8월 13일)된 이 후 한반도 북부과 전북 김제(2020년 12월 16일)를 거쳐 전남 해남(2020년 12월 25일)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 탈진상태에서 구조돼 재활치료를 통해 방사된 황새가 전남 해남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세계자연기금 러시아 지부 재활치료센터. 국립생태원 제공

러시아에서 탈진상태에서 구조돼 재활치료를 통해 방사된 황새가 전남 해남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황새 이동 경로도. 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과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한반도 황새 생태축 보전을 위한 한-러 공동연구 협정을 시작으로, 러시아 주요 황새 번식지 개선과 이동경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한반도 월동 황새 번식지 개선을 위해, 지난해 3월 러시아 항카호 습지 및 두만강 유역에 총 8개의 황새 인공둥지탑을 설치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인공둥지탑 설치 후 지속적인 관측으로 황새의 인공둥지탑 사용 현황과 번식 상태 자료를 수집하고, 서식지 개선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황새의 도래는 한-러 양국이 기울인 노력의 작은 결실"이라며 "한-러 공동연구 대상지인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구조된 개체가 한반도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황새 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