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백신 부족에 접종간격 확대 방침에 논란

팬데믹 악화 속 보급차질에 '접종 대상부터 늘리자' 전략
영국은 결국 3차 봉쇄 돌입, 독일도 이달 말까지 봉쇄 연장 가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잉글랜드 지역의 3차 봉쇄조치 도입을 발표하고 있다. 잉글랜드에서는 앞서 작년 봄과 가을에 1, 2차 봉쇄조치를 시행했다. TV 영상 캡처·연합뉴스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조기에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접종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과 독일, 덴마크 등이 1, 2차접종 사이 간격을 넓혀 접종 대상을 확대할 방침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2차접종 시기를 42일(6주) 뒤로 늘리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질병관리당국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에 지시했다. 해당 백신의 접종 간격을 두고 개발사들은 21일, EU 규제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42일을 권고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일부 찬성 목소리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병원 백신연구팀 대표인 라이프-에릭 산더는 "백신 부족, 감염자와 입원자 수가 매우 많다는 점을 보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덴마크도 같은 이유로 이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대 6주까지 늘리기로 했다. 소렌 브로스트롬 덴마크 보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가능할 때가 되면 언제라도 3∼4주 간격을 권고하는 원래 지침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도 더 많은 이들이 보호받도록 한다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의 접종간격을 11∼12주까지 연장한 바 있다.

미국 뉴욕시 퀸스의 롱아일랜드 주이시 병원에서 이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두 차례에 걸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을 위아래로 배치한 사진. 위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1차 접종, 아래는 4일 2차 접종 당시 모습이다. 린지 간호사는 미국의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다. 연합뉴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유럽 규제당국과 제약업체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백신의 효능이 19∼42일 간격으로 두 차례 이뤄진 접종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분석된 것이며, 2차접종 뒤 7일이 지날 때에만 완전한 예방효과가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1차 접종이 이뤄진 지 21일 뒤에도 예방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은 4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8천784명을 기록,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르자 3차 봉쇄조치 도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잉글랜드 지역의 모든 국민은 집에 머물거나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독일 역시 5일 연방정부·주지사 화상회의에서 봉쇄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DPA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