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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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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역사이자 철학이며 동시에 문학이다

와인잔에 담긴 인문학/ 황헌 지음/ 시공사 펴냄

"인생은 나쁜 와인을 마시기엔 너무나 짧다."(Life is too short to drink bad wine.)

포도주를 언급한 명언은 많지만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유럽 각지에서 생산되는 맛있는 와인을 발견하고 남긴 이 말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세계 최고의 금언으로 각인되고 있다.

인류가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건 약 8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포도주 숙성용 항아리인 '크베브리'가 유럽 코카서스 지방 흑해 연안 조지아(옛 그루지아)에서 발굴되어 연도 측정을 해보니 BC 6천 년 경으로 추정됐다.

코카서스에서 시작된 포도주 문화는 이란,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로 전파됐고 다시 로마를 거쳐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등지로 전해졌다. 포도주의 전파는 BC 492~479년 사이 벌어진 페르시아 전쟁과 11세기 말에 시작된 십자군 전쟁도 한몫을 했다. 또 나폴레옹이 즐겨 마셨고 '피노 누아'라는 품종으로 만든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주브레 샹베르탱'은 전 세계 최고 레드 와인 중 하나로 대접받고 있다. '아비뇽 유수'와 영불 간 '100년 전쟁'의 이면에도 포도주와 관련이 있다.

방송사 기자 출신인 지은이는 유럽 특파원 시절 와인의 매력에 빠져 세계 유명 와이너리를 찾아가 양조 과정을 보고, 그곳에서 생산된 와인들을 맛보며, 그 경험을 글로 기록하면서 전문가 이상으로 와인을 공부한 경험을 모두 모아 풀어놓았다.

레드와 화이트 와인의 특징과 양조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이어 포도 품종을 깊이 있게 소개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의 세계 유명 와인산지 여행기를 곁들이고 있다. 특히 카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시라즈를 비롯해 진판델 같은 '포도 품종 소개' 편은 '책 중의 책'으로 여느 와인 책과 달리 비중 있고 자세하게 소개함으로써 와인에 관한 지식을 갖추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당도, 산도, 타닌, 알코올, 보디(입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같은 레드 와인의 특징을 구분 짓는 요소들에 대한 설명은 와인 문외한이나 초보자들에게 와인 이해의 폭을 넓혀주기에 부족하지 않다. '와인을 둘러싼 이야기'에서는 빈티지부터 와인병, 잔의 세계, 라벨 읽기, 어울리는 음식, 와인 등급에 관한 역사 등은 흥미가 넘쳐난다.

마지막 쪽을 덮는 순간, 지은이가 서문에서 밝힌 "와인은 역사인 동시에 철학이고, 문학이다"는 명제가 확 와 닿는다. 386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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