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 누에 찐 홍잠, 파킨슨병·치매 억제효과 입증 ..삼백의 고장 부활 청신호

농업진흥청 치매 당뇨 파킨슨병 억제 효과 입증 특허등록.. 누에 동충하초 보다 부가가치 3배 상승..입는 양잠에서 먹는 양잠 변신

누에의 고장 상주에서 생산된 홍잠 분말. 홍잠 분말에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지방산 등 각종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 파킨슨병, 치매, 당뇨에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주시 제공
누에의 고장 상주에서 생산된 홍잠 분말. 홍잠 분말에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지방산 등 각종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 파킨슨병, 치매, 당뇨에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주시 제공

경북 상주시는 옛부터 쌀·누에·곶감 등 백색을 나타내는 3종 특산물의 주산지여서 '삼백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쌀과 곶감은 그 명성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누에가 원료인 양잠(명주)산업은 1970년대 화학 섬유에 밀려난 이후 계속 쇠퇴했다.

현재 상주에서 누에를 기르는 농가는 25곳에 불과하다. 상주에 들어서 있는 경상북도 잠사곤충사업장이 무색할 정도다. 그래서 "삼백의 고장이 이백의 고장(?)이 된지 오래다"는 푸념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연말 쇠퇴한 상주의 양잠산업의 부활을 기대하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실을 뽑기 직전 누에를 동결건조(수증기압 이하로 감압해 수분을 제거하고 건조물을 얻는 방법)한 '홍잠'이 당뇨와 치매는 물론 파킨슨병 증상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과 한림대 연구팀에 따르면 파킨슨병에 걸린 쥐에게 하루 1g의 홍잠을 9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운동능력 등이 4배 가량 높아졌고 뇌 신경세포인 도파민 세포의 사멸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관계자는 "누에에 풍부하게 있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지방산 등 각종 기능성 성분이 파킨슨병 등에 저항성을 갖게 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또 홍잠을 먹은 초파리의 기대수명은 19일, 건강수명은 15일로, 먹지 않은 초파리보다 각각 7일, 9일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농진청은 연구 결과를 아시아·태평양 곤충학회 논문으로 게재하고, 특허등록도 완료했다.

이처럼 누에의 효능이 확인되면서 상주의 양잠산업이 과거 '입는 양잠'에서 '먹는 양잠'으로 대변신,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실을 뽑기 직전 누에를 동결건조하는
실을 뽑기 직전 누에를 동결건조하는 '홍잠' 의 분말화 가공 과정. 상주시 제공

상주시에 따르면 상주지역에는 누에를 기르는 농가 25호에 누에의 먹이가 되는 뽕나무(뽕잎)를 재배하는 농가를 합칠 경우 모두 96호(44ha)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재 4농가가 벌써부터 홍잠 분말 생산을 시작해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때 포털사이트에서 홍잠 건강 분말이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과거 누에 주산지 인 상주의 홍잠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이안면 한 양잠 농가는 "고질병으로 알려진 파킨슨병과 치매, 당뇨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데다 코로나19로 면역력 좋은 식품을 찾는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며 "누에 동충하초를 팔던 예전에 비해 부가가치도 3배 정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상주의 한 농가에서 실을 뽑기 직전 누에를 동결건조 시켜 분말화된
상주의 한 농가에서 실을 뽑기 직전 누에를 동결건조 시켜 분말화된 '홍잠' 을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정. 상주시 제공

한편 홍잠은 건강식품 외에도 보습제·인공고막 등 의료용 원료로 쓰인다. 고치에서 뽑은 명주실은 가야금 줄을 만들고 스카프·한복 등 소품 제작에 활용된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장아찌와 빵·분말로 만들어진다.

상주시 관계자는 "홍잠과 관련해 농진청에서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특수용도 의료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연구가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상주 양잠농가들의 홍잠 생산을 적극 유도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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