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가 경북 북부내륙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6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주민들은 ▷신축 아파트 ▷깨끗한 도시 인프라 ▷관리된 도시공원 등에 만족한다.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에 이르는 젊은 도시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애를 먹는 경북에서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지 관심도 쏠린다.
하지만 신도시 성장이 현재 추세를 이어갈지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크다. 1단계보다 3배나 큰 2·3단계 도시 성공 여부와 안동·예천으로 갈라진 신도시 내 행정통합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만 5년 차를 맞은 도청신도시가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깨끗한 인프라·젊은 분위기 '엄지척'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자영업을 하며 4년을 거주한 주민 A씨는 신도시에 걸맞는 깨끗한 환경, 천년숲 등 정돈된 도시공원 등에 만족감이 크다. 새로 지은 도시 인프라와 구도심보다 안전한 거리 등을 기대하고 이주한 보람을 톡톡히 느낀다.
아내와 아들, 딸 등 가족과 함께 예천을 떠나 4년 전부터 도청신도시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B씨도 신도시 정주여건에 합격점을 줬다. B씨는 "예천읍내에서 살다가 신도시로 이사왔다. 양호한 교육환경,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식당, 마트 등 여건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대구를 떠나 이주한 공무원들도 젊고 깔끔한 도시 분위기를 장점으로 꼽는다. 한 공무원은 "이전기관 종사자 주거지원으로 아내와 살 주택을 선택하는 스트레스를 한 번에 해결했다"면서 "대구에 있었으면 2년마다 전세난에 시달라고 과열된 부동산 시장 때문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신도시의 장점은 꾸준한 인구 유입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안동·예천의 젊은 가구가 도청신도시에 큰 관심을 나타낸다.
실제 신도시 전입 인구의 36.7%, 18.3%가 각각 안동, 예천에서 이사했다. 다른 시·도에서 유입된 인구도 13.5%, 대구 전입 인구도 11.8%로 신도시 인구를 구성한다. 영주시 11.7%, 문경시 2.9%, 기타 경북 전입 인구도 11.8% 등에 이른다.
◆추가 인구 유입 기대감도 고조
도청신도시가 안착하면서 3년 앞서 입주를 시작한 충남도청 이전신도시(내포신도시)와의 도시조성 속도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주민등록인구 기준 내포신도시 조성 5년차 인구는 2만2천511명으로 도청신도시보다 2천여 명 많았다. 이는 8천618가구가 공급된 도청신도시보다 당시 1만164가구로 더 많은 아파트가 공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만6천여 명인 도청신도시 상주인구를 고려할 때 아파트 공급이 적기에 이뤄진다면 추가 인구 유입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단기적인 인구 유입 요인도 나쁘지 않다. 경상북도인재개발원, 한국국토정보공사가 2021년 착공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고 500가구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행복주택이 내년 말 완공된다.
대구은행 신도시 지점, 예천축협, 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등의 건축도 한창 진행 중이다. 특히 도청신도시와 인접한 안동시 풍산읍 내 경북바이오산업단지 확장이 코로나19 등 펜데믹 국면 속 투자 훈풍이 불고 있어 호재로 꼽힌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제2차 바이오산업단지로 확장하면 500여 명의 고용이 창출돼 타 지역 전입 인구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내년 7월로 예정된 호민지 수변공원 조성이 마무리되면 대구 수성못과 같은 수변도시로서 신도시 정주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부족한 의료·교육·문화 인프라 개선 필요
1단계 사업 구역에 살아가는 주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먼저 교통 불편을 호소한다. 주민 C씨는 "1단계 도심을 관통하는 도로 폭이 좁고 아파트 진출입로마다 신호등이 있는 등 동선이 불편하다"면서 "교통 수요를 제대로 예측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어린 자녀가 아파 급하게 병원을 찾아야 할 때 안동·예천 구도심까지 20여 분 걸려 이동해야 하는 점이 큰 부담이다.
신도시 주민 D씨는 "몇몇 의원이 개원했지만 일부 과목에 국한돼 있거나 전문성이 부족해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소아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을 갖춘 종합병원이 있어야 신도시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화·체육시설의 부족도 주민들을 답답하게 한다. 특히 수영장 등을 갖춘 국민체육센터 형태의 시설이 도시조성 5년 차가 되도록 이뤄지지 않은 점에 분통을 터뜨린다.
주민 E씨는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야외 공원이나 도서관 정도가 전부"라면서 "놀이시설 등 아이들과 함께 할 문화공간 확충이 절실하다"고 했다.
연계 교통망 확충도 주요 민원의 하나다. 안동으로 출퇴근하는 한 주민은 "현재 안동 구도심을 잇는 국도가 있지만 출퇴근 시간 정체가 심하고 다른 대안을 선택하려 해도 마땅하지 않다"면서 "추가 도로 건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외 ▷중앙선 안동역 KTX와 도청신도시 간 연계 교통망 ▷고속도로 접근성 제고 ▷착공하지 않은 장기 유휴지 잡초와 쓰레기 등의 제거로 신도시 분위기 개선 ▷중학교 신설 등도 필요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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