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스톱' 사태가 급변한 개미(개인 투자자)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윗' 개인 투자자가 '골리앗' 헤지펀드사를 물리친 사건으로, '시장 민주화' 이정표가 될 혁명으로까지 평가받는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게임스톱은 전 거래일(193달러)보다 67.87% 오른 1주 당 3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17달러의 19배 수준이다.
게임스톱은 오프라인에서 비디오 게임 관련 제품을 파는 유명 소매업 브랜드로, 한때 미국 쇼핑몰마다 하나씩은 입점했던 2030세대 추억의 장소지만 최근 수년 새 게임 시장 판도 변화와 코로나19 영향에 사업 부진을 겪어 왔다..
올해 들어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사들이 이 회사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주식을 빌려 비싸게 판 뒤 주가가 내리면 싸게 사들여 갚고 차익을 남기는 투자법)에 나섰다.
지난 22일 레딧 '월스트리트베츠' 등 미국 내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게임스톱을 둘러싼 '미친 일주일'(The Wild Week)이 시작됐다. 기관 주도 대규모 공매도에 불만이 컸던 개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사에 대항해 '집단 매수'에 나선 것이다.
게임스톱 주가는 22일 65달러(전 거래일 대비 51.08% 상승)로 오르더니 26일 147.98달러, 27일 347달러 등으로 치솟았다. 28일엔 장중 483달러를 터치했으나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의 매수 차단 정책과 차익실현 움직임에 193달러까지 내렸다.
다음날인 29일 개미들이 매수 차단에 크게 반발하자 로빈후드가 조치를 해제했고 다시 주가가 올라 325달러로 반등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미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시트론 리서치'가 "공매도 연구를 중단하겠다"며 항복을 선언하기도 했다.

개인들의 공격적인 주가 띄우기는 증시 역사에 기록될 일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게임스톱 혁명을 이끄는 진짜 세력'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통해 개미들의 집단행동은 50년에 걸친 '시장 민주화'의 정점"이라며 "수백만 개인 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서로를 독려하면서 푼돈을 모아 공매도에 베팅한 거대 자본을 압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사태가 세계 증시에는 단기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태가 심화한 지난 29일 코스피가 3,000선을 내주는 등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 증시 지수가 하락했다. 게임스톱 사태에 현금 증거금 마련이 급했던 헤지펀드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한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스톱'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 거래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게임스톱처럼 급등한 주식의 단기 차익을 목표로 거래하는 것은 '기업의 주인이 되겠다'는 일반적인 주식 투자, 투자의 '정석'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위임을 투자자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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