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들이 지난 1일 파업에 들어갔다. 민간위탁업체 소속인 이들이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형평성 논란이 이는 등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재현될 조짐도 보인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소속 조합원 940명이 전날 파업에 참가했다.
파업 이틀째인 2일에는 직원 1천62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853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일부가 업무에 복귀하면서 파업 참여율이 다소 줄었다.
이들은 노동 조건 개선과 적정 임금 보장, 고객센터 직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건보공단은 민간 위탁 방식으로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고객센터 직원들은 공단 협력업체 소속이다.
현재 건보공단은 이들의 직고용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고객센터는 민간위탁이라 기존 정규직 전환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내외부에서도 공정성 논란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사안인 만큼 직고용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고객센터 전체 직원(1천623명)은 건보공단 전체 임직원(1만6천240명)의 10%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을 전부 직고용할 경우 건보공단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파업이 지속돼 상담업무가 마비될 경우 건보공단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들의 직고용과 정규직 전환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벌써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제2의 인국공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히 청년층에서 채용 과정의 형평성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공공기관에 취업하기 위해 경쟁 채용을 거치는데 민간 위탁업체 직원들이 이런 과정없이 정규직이 된다는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의 공단 직고용을 반대합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건보공단 입사를 4년째 준비 중이라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건강보험공단의 공정한 채용 절차를 무시하며 사기업 정규직 직원이 직고용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 말했다. 해당 청원은 2일 현재 4천500여명이 동의했다.
건보공단 내부 반대로 만만치 않다.
지난해 5월에는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하 건보노조) 7천846명 조합원을 상대로 고객센터 노동자의 직접고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객센터 직접고용 전환에 대한 반대 의견이 75.63%(5824명)에 달했다. 조건부 동의는 14.44%(1112명), 찬성 의견은 9.93%(765명)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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