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 110여점이 엄선돼 전시되는 '봄이 와 있었다'展이 포항시립미술관에서 5월 9일까지 이어진다. 오랜 기간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포항시립미술관이 조금씩 오고 있는 봄에 앞서 연 기획전시다.
제목처럼 코로나19라는 상황에 지친 시도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우고자 마련됐다. 19세기 말부터 21세기 초까지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봄이 와 있었다'展은 지난했던 시대와 삶을 통째로 끌어안은 작가들과 작품을 펼쳐놓는다. 구한말 이후 일제강점기와 해방, 민족의 참상 한국전쟁과 분단을 겪은 후 산업화, 민주화라는 격동의 근현대사를 살아낸 대한민국이 지금, 코로나19 대유행 시대를 헤쳐 나가고 있는 것과 결이 같다.
포항시립미술관 측은 "작품들은 시대정신을 고민하고 시대적 상황에 맞서고자 용기 냈던 태도 위에서 꽃을 피웠다. 그리고 위대한 작품들은 감동적인 향기를 전하고 우리는 그 향기 속에서 현재의 고난과 좌절을 딛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4개의 공간에서 나뉘어 전개된다. 1전시실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선 정통회화의 계승과 서구 조형기법 이식으로 형성된 우리나라 근대회화를 접한다. 작가들은 구한말, 일제강점기라는 통탄스러운 현실 앞에서 작가들은 민족성 고수를 위해 전통의 계승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서구 미술의 유입에 따른 다양한 양화 양식을 받아들였다.
장승업과 그의 제자 조석진, 안중식 그리고 이상범, 노수현을 비롯해 서구식 근대미술 양식을 이어 받은 이종우, 나혜석, 구본웅, 배운성, 오지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초헌 장두건관에는 이식된 미술형식이 증식해 해방 이후 한국적 향토성을 기반으로 생활 감정의 서정성을 담아낸 작품을 만난다. 이념적 갈등으로 절망과 위기를 직면했던 작가들은 민족적 감성을 바탕으로 향토적 서정성을 그려내고, 존재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실존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몰입했다. 박수근, 김환기, 권진규, 장욱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전쟁 이후 존재론적 고민을 이어갔던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를 볼 수 있다. 1970년대 현대미술의 중심을 이룬 단색화의 주역 윤형근, 정창섭, 정상화, 박서보 등의 작품과 전통성과 현대성 사이에서 조형적 실험을 펼쳐냈던 곽인식, 이응노의 작품을 소개한다. 1960년대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실존주의적 문제를 다룬 백남준, 박석원, 송영수, 오종욱도 만날 수 있다.
3전시실에서는 사회참여적 미술 현장을 끌어온다. 특히 종전 이후 작가들은 국제적 미술 흐름을 인식하고 수용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고 산업화의 그늘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 속에서 노동, 인권, 자유 등과 같은 사회 문제를 직시하며 실천적인 태도로 문제의식에 접근했다.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한 오윤과 임옥상 그리고 류인과 구본주의 작품을 조명한다.
국내 주요 공·사립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조선 말기 장승업부터 현시대 임옥상까지 37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당대 교과서와 간행물 등으로 이뤄진 근현대미술 자료와 1930~60년대 한국 흑백 영화는 덤이다.
이와 연계해 '모도리 예술가'라는 교육체험 전시도 진행된다. 1900~1980년대까지의 전람회, 미술단체, 비평 등 미술사 주요 사건을 신문 형식으로 재구성해 근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보건당국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관람 사전 예약이 필수다. 시간당 입장 인원수가 40명으로 제한된다. 월요일은 휴관. 054)27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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