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코로나19 발생 1년…"방역 고삐 더 바짝 죄어야"

'봉쇄론' 조롱 이겨내고 성숙한 시민의식 패닉 이겨내
백신 통한 '코로나 종식' 위해 숙지지 않은 집단감염 막아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간부들이 17일 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날 대구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간부들이 17일 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이날 대구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에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앞으로 방역의 고삐를 더 바짝 죄어야 합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8일로 1년을 맞았지만 재확산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신 접종과 함께 방역 수칙을 더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지난 1년 동안 대구는 국내 코로나19 팬데믹의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됐지만 아직도 숙지지 않은 채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다.

17일 대구에서는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경산 백천동에선 한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5명, 원생 5명, 가족 4명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의 코로나19 사태는 60대 평범한 여성이 지난해 2월 18일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시작됐다. 첫 확진자 발생 11일 후인 29일 741명이 신규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대구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누적 확진자는 10일 만에 1천 명을 넘었고, 12일 만에 2천 명을 돌파했다. 3월 중순 6천 명을 넘어섰다.

전국 확진자의 70%가 대구에서 발생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한동안 대구는 암흑의 도시로 변했고, 모든 것이 멈춰섰다. 시민들은 불안에 떨며 자발적 격리에 들어가면서 대중교통 이동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대구시민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발언도 나왔고, '대구 봉쇄론'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대구시민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나보다 남을 우선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 속에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월 말부터 20일간 대구에서 머물며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 및 생활치료센터 도입을 이끌었다.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가 도입됐다. 4월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희망의 빛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 교인에 이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환자와 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선제적 전수 진단검사, 대중교통 이용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자출입명부(QR코드) 도입 등 생활 속의 방역이 뿌리내렸다.

이후 2, 3차 대유행에서도 방역수칙 준수 덕분에 큰 확산은 없었다. 최근 2주간 대구는 하루 13.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됐다.

하지만 식당, PC방, 가족 등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 감염이 이어지면서 방역수칙을 더 준수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온다. 백신을 통한 집단면역이 생성되기 전에는 산발적 감염을 완전히 종식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단장(경북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오랜 거리두기로 지치고 힘들지만 지금 방심하면 훨씬 더 큰 피해가 올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기본을 잘 지키고, 장기적으로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앞으로 보다 자유로운 생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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