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하는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돼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사퇴가 향후 '윤석열 발(發) 범야권 재편'의 시나리오까지 불러일으킨 상황에서 그를 대하는 홍 의원의 속내를 두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홍 의원은 애초 윤 전 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윤 전 총장이 현 정권의 이른바 '적폐 수사'에 복무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SNS에서 윤 전 총장을 겨눠 "권력의 사냥개 노릇이나 하면 그런 꼴을 언젠가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진즉 알았어야 했는데 만시지탄"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직을 걸려면 드루킹 사건과 원전 비리 사건 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관여 여부 수사에 직을 걸어달라. 남은 총장 임기를 보면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썼다.
이후 올린 또 다른 글에서는 "지금 사표를 내는 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며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박근혜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 출세를 위한 문재인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수 밖에 없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4일 윤 전 총장이 사퇴하자 홍 의원은 SNS를 통해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와 문재인 폭정을 막는데 다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한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의 이런 태도변화 이면에 내심의 '견제 심리'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결국 두 사람은 차기 대선을 놓고 같은 야권의 대권 잠룡으로 경쟁해야 한다"며 "홍 의원이 냉온(冷溫) 전략을 통해 먼저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홍 의원이 그저 상황에 맞는 솔직한 의견을 말했을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홍 의원의 SNS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솔직함'이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정치적 계산보다는 검찰 선배이자 정치 선배로서 윤 전 총장을 보며 느낀 소회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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