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이문희 바울로 대주교의 하관예절이 진행된 17일 오후 경북 군위군 가톨릭묘원은 고인의 안식을 기원하는 추모객 300여 명의 기도 소리로 가득했다. 이 곳은 이 대주교가 생전, 또 유언을 통해 안장되길 원한다고 밝힌 곳이다. 묘원 부지 일부를 기증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대주교를 실은 운구 차량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쯤 묘원으로 들어섰다. 유가족과 사제단 등을 태운 관광버스 두 대도 뒤를 이어 성직자묘역으로 향했다.
대구대교구 소속 사제 8명이 이 대주교의 묘소로 운구하자 조환길 대주교의 집전으로 관을 묻는 천주교 의식인 하관예절이 시작됐다. 하관예절은 묘지 축복, 성수 뿌림과 분향, 하관, 흙 넣기, 청원 기도 순으로 진행됐다.
조 대주교는 기도를 올리며 "주님의 종 이 바울로가 이 무덤에서 고이 잠들어 안식을 누리다가 영원한 천상의 빛을 받아 누리게 하소서"라고 축원했다.
이어 관 속에서 영면에 들어간 이 대주교를 향해 서너 차례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후 관이 내려지기 시작했고 흙을 덮은 뒤 죽은 사람의 관직, 성씨 등을 흰색 글씨로 기록한 붉은색 천인 명정(銘旌)이 널 위에 펼쳐졌다. 조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들과 유족, 신자들이 흙을 한 삽 한 삽 퍼올리며 관을 덮었다.
'마지막 날 하느님 앞에서 모두 함께 만나자'는 유언을 남긴 이 대주교는 그렇게 하느님의 품 속으로 영원한 안식을 찾아갔다.
하지만 의식이 끝난 후에도 일부 신도들은 무덤가 주위를 에워싸고 기도를 바치며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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