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재수 기자의 클래식 산책]<11>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 미완성이지만 완성된…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베토벤의 '운명',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과 함께 세계 3대 교향곡으로 불리는 슈베르트의 제8번 '미완성 교향곡'은 말 그대로 '미완성'일까, 아니면 '완성된 교향곡'일까?

교향곡은 보통 4개, 또는 5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근대 이후의 교향곡에서는 그 이상의 경우도 있음) 슈베르트도 자신이 작곡한 9개의 교향곡 중 제8번 '미완성 교향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4개의 악장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제8번 교향곡은 2악장까지만 쓰고 3악장은 처음 일부만 오케스트레이션(어떤 악상이나 악곡을 관현악으로 표현하는 작업)돼 있고, 4악장은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이 작품이 미완성으로 남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먼저 슈베르트가 병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 워낙 다작의 작곡가이고 건망증이 심했던 슈베르트가 곡을 쓰다 말고 깜빡 잊어버렸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리고 1, 2악장 모두 3박자 계통이기 때문에 역시 3박자로 구성한 3악장 스케르초의 악상을 제대로 전개해 나가는 데 애를 먹었던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는 없다.

반면 완성된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슈베르트 스스로 두 악장만으로도 완벽하다고 생각했기에 더 이상 작곡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평생 슈베르트를 흠모했던 브람스는 이 교향곡에 대해 "이 곡은 형식적으로는 분명히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결코 미완성이 아니다. 이 두 악장은 어느 것이나 내용이 충실하며, 그 아름다운 선율은 사람의 영혼을 끝없는 사랑으로 휘어잡기 때문에 누구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두 개의 악장만으로도 감동을 준다. 1악장은 신비스럽게 시작되며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이다. 2악장은 서정적인 분위기로 위로를 받을 수 있고 곡 전체를 통해 투명한 색채로 소박하며 낭만적인 정취를 남긴다. 청순함과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있는 낭만주의 음악의 일대 금자탑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 교향곡은 슈베르트가 그것을 의도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아도 후세인들은 이 작품을 미완성 상태 그대로 완성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슈베르트의 인생 자체가 미완성이었다. 1797년에 태어나 1828년, 만 31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제8번 교향곡처럼 어쩜 미완성의 인생을 살고 간 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샘솟듯이 흘러나오는 아름답고 우아한 멜로디를 듣다 보면 어느새 음악이 끝나버린다. 이럴 땐 2악장까지만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인 '공취모'가 출범하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1...
대구에서는 자산·소득 양극화에 따라 소비가 초저가와 초고가 제품으로 양분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며, '다이소'가 매장 수를 늘리고 성장세를 보이...
서울행정법원은 학부모 A씨가 초등학생 자녀의 수행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며 교사에게 인신공격적 표현을 사용한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한다고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