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21세 백인 남성의 총격으로 희생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하나둘씩 알려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애틀랜타 체로키 카운티의 사법당국은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이 처음으로 총을 난사한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총격을 입은 피해자 5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4명은 사망했다.
미국 당국은 아직 롱이 두번째와 세번째로 총격을 가한 '골드 스파'와 '아로마테라피 스파'에서의 피해자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유가족들이 성금 모금 사이트 등을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하고 나섰다.
인종차별에 따른 범죄로 보이는 롱의 무차별 총격으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6명의 아시아 여성이 사망했고, 모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 고 김현정씨(미국 이름 현정 그랜트)
김 씨의 큰 아들인 랜디 박 씨는 19일(현지 시간) 자신의 어머니가 애틀랜타의 '골드 스파'에서 일하다가 총격에 희생됐다고 밝혔다.
박 씨는 온라인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www.gofundme.com)를 통해 싱글맘이던 어머니가 떠나고 남동생과 미국에 둘만 남겨진 상황이며 당장 이달 말까지 살던 집에서 이사를 가야 할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법적인 문제로 아직 어머니의 시신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샤오제 에밀리 탄
샤오제 에밀리 탄(49)은 애틀랜타 교외 애쿼스에 있는 영스 아시안 스파와 이곳에서 약 7마일 거리에 '왕스 발&몸 마사지'도 소유하고 있었다.
탄의 생일인 18일(현지시간) 그의 하나뿐인 딸 자미 웹(29)과 전 남편 마이클 웹(64)은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딸 자미는 "엄마는 나와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했고, 모든 것을 줬다"며 "나와 가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매일 12시간씩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9년 지역 최고 명문대인 조지아주립대를 졸업했다.
미국인인 마이클은 "탄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며 "그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사업가인 그는 2000년대 초 중국 난닝시에서 탄을 만나 사랑에 빠졌다. 언어 장벽은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지 못했다. 이들은 2004년 결혼했다.
탄과 자미는 2006년 마이클을 따라 미 플로리다주로 향했다. 마이클이 자미를 법적으로 입양하면서 세 사람은 한 가족이 됐다. 이 부부는 2012년 갈라섰지만 그 뒤로도 가깝게 지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 아시안 마사지 문을 닫았을 때 마이클이 리모델링을 도와주기도 했다.
마이클의 오랜 친구인 틸 클라크는 "탄은 호기심이 많았고, 가능한 한 빨리 학교에서 무역을 배우고 싶어 했다"며 "미국인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탄은 미국 시민권을 얻어 2012년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탄의 마사지 가게 고객은 그녀를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기억했으며, 친구들은 탄을 에밀리라고 불렀다.
그녀의 고객 중 한 명은 "탄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사랑스러웠다"면서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애도했다.

▷ 델라니아 애슐리 위안
델라니아 애슐리 위안(33)은 마사지 가게에서 남편과 데이트를 하다 총격을 입고 사망했다.
이들 부부는 마사지 가게가 있는 애쿼스 지역 주민으로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다. 남편은 총격이 있을 당시 문을 잠그고 방 안에 머물렀다가 살아남았다.
위안의 친척은 그녀의 남편 상태에 대해 괜찮지 않다고 밝혔다. 위안은 와플 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했으며 14살 난 아들과 8개월이 된 딸을 두고 있다.
그녀의 친구는 어린 딸을 사랑했던 위안을 기억하며 "위안은 퇴근하고 집에 오면 항상 엄마를 껴안고 미소를 가득 머금은 채 어린 딸에게 뽀뽀를 했다"면서 "그녀는 아기를 마치 자기 심장처럼 사랑했다"고 말했다.

▷ 폴 마이클
폴 마이클(54)은 은퇴한 군인으로 전기 회사를 운영 중이었다. 그의 남동생은 형이 마사지 가게를 열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마이클의 동생은 용의자 롱에 대해 그를 용서했다며, 형을 죽인 살인자가 회개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마사지 가게에서 희생된 다오유 펑(44)은 최근 일하기 시작한 직원으로 알려졌다. 총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헤르난데즈 오르티스(30)는 마사지 가게 옆에 있는 자신의 직장인 환전소로 가던 길에 주차장에서 피해를 입었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이마와 가슴, 폐, 위 등에 부상을 입었다고 오르티스의 아내는 밝혔다. 아내는 곧 다가오는 10살난 딸의 생일을 기념해 남편의 회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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