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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직업소명과 윤리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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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최근 방영을 시작한 판타지드라마가 실존인물인 조선 태종과 충녕대군 등을 캐릭터로 설정하고 역사적 사실과 다른 연출을 해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접수되었다.

지난해 12월엔 한 유명 한국사 강사가 TV프로그램에서 사실관계 오류와 역사왜곡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공중파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전달할 경우 철저한 고증과 자문이 필수이나, 흥미 위주의 접근 방식으로 많은 오해를 만든 것이다. 기획자와 연구자의 전문성과 사회적 역할을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이하 박물관)은 전문성과 대중성을 기반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개발·교육하는 곳이다. 박물관 등록을 위해서는 학예사 자격증 소지자 1명을 고용해야 하는데, 자격증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정학예사 1, 2, 3급과 준학예사로 나뉜다. 흔히 학예사와 학예연구사를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학예연구사는 공무원 연구직 직렬의 직급명으로 학예사와 구분된다.

국립박물관은 업무에 따라 학예연구사(큐레이터), 소장품 관리원(레지스트라), 소장품 보존처리전문가(컨서베이터), 교육사(에듀케이터), 도슨트 등의 인력들이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사립 기관은 전문 인력 역할에 대한 인식 부재로 열악한 업무여건 속에서 학예사 한 명이 동시에 여러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도서관은 각 지자체 인구 대비 건립 도서관 수와 건물 면적당 소장 도서 수량 및 사서의 인원에 대한 구체적 조건이 '도서관진흥법'에 명시되어 있는 반면,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는 기관 등록시 요구되는 조건을 제외하고 인력에 관한 법적 조항은 없다.

부족한 인력으로 업무가 과다하게 부여되는 것을 개선하고자, 지난해 12월 전국학예연구사회(회장 엄원식 문경시 학예연구사)를 출범하여 제도적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력 확충을 위해 인건비·교육비 지원 등 다양한 국비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력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학예사들은 처우 개선을 위한 목소리만이 아닌 직업소명과 윤리의식을 갖춰야만 한다. 관람객에게 객관적 검증과 연구를 통해 편중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하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자리의 무게를 잊지 않고 가치 있는 문화유산 보존에 힘써야 하는 것이 학예사의 책무인 것이다.

최현정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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