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삶의 질 떨어뜨리는 질환] ③불면증…깊고 긴 잠 쿨쿨, 백신 효과 쑥쑥

수면, 호르몬·사이토카인 분비 조절…면역력 향상·항염증반응 물질 줄여
A형 간염 바이러스 억제하는 T세포…예방접종 후 잘 자면 생성 두배 늘어
코로나·독감 항체 만드는 데도 영향…접종 이틀 전부터 7시간 이상 푹 자야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감염에 대한 불안감, 연장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홀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스트레스는 불면증으로 연결된다. 심지어 코로나로 인한 불면증을 일컫는 '코로나섬니아'(coronasomnia)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수면은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이며, 면역 증진에 중요하다. 잠이 부족한 사람들은 잘 자는 사람에 비해 면역이 떨어진다는 연구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시기, 감염을 예방할 면역력 담을 든든히 쌓고 백신 접종 후 항체 형성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수면질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면은 왜 중요한가

수면은 각종 호르몬과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조절하는데, 이런 변화는 면역세포의 조절로 연결된다. 수면 중 인터루킨-12이라는 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면역에 중요한 도움을 주는 T1세포 및 그와 관련된 면역기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반면 항염증반응에 관련된 인터루킨-10의 분비는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수면은 면역기능에 중대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다면 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떨어져 각종 감염에 취약해진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듯이, 수면이 충분하지 못 할 때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이 면역력 증강에 있어 수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수면장애 중 폐쇄성수면무호흡(심한 코골이) 환자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감염의 비율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폐쇄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폐쇄되어 깊은 수면에 잘 들지 못하고,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는 병이다. 양압기를 적용해 기도의 폐쇄를 방지해주면 수면의 질은 물론 삶의 질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양압기를 잘 사용한 대상자들에 비해 양압기를 잘 사용하지 않은 대상자들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입원치료를 더 자주 받았음을 보여줬다.

◆예방 접종 후에도 중요한 수면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면역반응을 통해 필요한 항체가 생성된다. 수면은 이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27명의 대상자에게 A형 간염 바이러스 예방접종을 8주 간격으로 3차례씩 진행하고, 예방접종을 받은 날 밤에 수면을 취하지 못 한 경우와 제대로 수면이 이루어진 경우로 나눠 관찰해 봤다.

수면을 제대로 취했을 때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조절 T세포 생성이 두 배로 증가했으며,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생성도 늘어났다. 또 수면을 제대로 취한 대상자들에게서 면역력을 높이는 성장호르몬과 프로락틴의 분비가 늘었으며,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코티졸의 분비는 줄었다. 조용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수면센터장(신경과 교수,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은 "결국 수면은 항체생성 과정에서 보조제와 같은 역할을 해, 숙면을 취할수록 항체생성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수면의 양(시간)과 항체생성이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즉, 수면시간이 짧으면 항체생성이 줄어들고, 수면이 늘어나면 항체생성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한 대상자는 하루 6,7시간의 수면을 취한 대상자에 비해 생성된 체내 B형간염 항체의 양이 적었으며, 7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한 대상자는 항체의 양이 앞선 두 그룹보다 많았다.

◆수면의 양 적을수록 항체생성 낮아져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장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장

수면과 항체생성의 연관성은 위와 같은 간염 백신접종뿐만 아니라 독감 예방접종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독감백신 접종 3일 전부터 접종 후 10일까지 수면을 평가하였을 때, 수면의 양이 적을수록 독감백신에 의한 항체생성이 낮아진다고 보고됐다. 또 같은 데이터로 세부분석을 했을 때 백신접종 전날과 이틀 전의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항체생성이 더 낮았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코로나19 백신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조 센터장은 "수면의 양이 충분해야 백신 접종 시의 항체생성이 원활해지므로 접종 시 건강한 숙면은 코로나 백신 후 항체생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조용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수면센터장

[숙면을 위한 수면관리 습관]

▷알람을 설정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이 기상한다

▷휴식을 취하면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는 수면준비시간을 갖고, 실제로 불을 끄고 잠든는 일정한 시간을 정하자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하고, 특정시간에 작업 및 운동을 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자.

[숙면을 위한 잠자리 환경]

-침대는 수면을 위해서만 사용하자.

-침대에서 노트북 사용하지 말고, 영화나 TV 등을 보지 말자.

-잠을 잘 자지 못한다면 20분 이상 누워 있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 어두운 곳에서 편안한 일로 잠시 시간을 보낸 다음 잠들기 위해 침대로 향하는 것이 좋다.

-침대를 정돈하고 침대를 상쾌하게 유지해 편안한 분위기 조성하자.

-낮에는 충분히 자연채광을 쬐어 몸이 건강한 방식으로 수면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술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잠드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지만 잠이 잘 유지가 되지 않고 아침에 너무 일찍 깨게 되며, 음주에 의한 이뇨작용이 숙면을 방해한다.

-평소에 수면무호흡증(심한 코골이), 하지불안증후군, 수면주기장애 등이 있다면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