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다선 대결 구도?…주호영·정진석 유력

정치 무게감 커져 경쟁 후끈…최다선 유력, 초선 선출론은 가능성 낮아
김종인 다시 영입 목소리도…원내대표 권성동·김기현·김태흠·유의동 등 출사표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선 승리로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된 국민의힘 내부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의 지지세가 급상승, 제1야당의 정치적 역할이 탄핵 정국과는 완전히 딴판이 되면서 당 대표의 정치적 무게감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내 최다선들의 이름이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초선들도 깃대를 잡아보겠다는 의지를 내놓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다선 우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최다선인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대구 수성갑)과 정진석 의원이 현재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군으로 꼽히면서 당 대표 다선 단일화 여부를 놓고 두 사람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표 대행과 정 의원은 각각 당내 TK(대구경북)와 충청권의 최다선으로 5선 의원에 원내대표를 지냈다.

4·7 재보선 승리와 관련, 두 사람 모두 승리 지분이 상당하다는 점도 당 대표를 노리는 명분이 되고 있다.

주 대표 대행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비토 세력이 당내에 많았지만 그를 영입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선거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다. 정 의원은 단일화 작업 등 혼란이 많은 시기에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성공적 단일화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후보(왼쪽)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당 점퍼를 입고 있다. 오른쪽은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연합뉴스

두 사람은 이번주 내로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의외로 시간이 더 걸릴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들은 재보선 당일인 지난 7일 비공개 회동을 통해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늦어도 일주일 내로 다시 만나 논의를 매듭짓는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다선이 아니라 이참에 초선의 새바람을 보이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초선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당 내부의 대체적 관측이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차기 당 대표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다시 와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수도권 초선들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많다.

'김종인 당 대표'가 어렵다면 '대통령 선거 대책위원회'를 조기 가동해 김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자도 의견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 제안 역시 현실성이 떨어지고, 당 대표가 아니라면 김 위원장이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는 4선의 권성동(강원 강릉)·김기현(울산 남구을) 의원, 3선의 김태흠(충남 보령·서천)·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내놓고 있다. 경선 일정은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거취 결정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늦어도 5월 말 전에는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