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텍 연구팀, 뇌동맥류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 세계 최초로 제시

하이드로젤과 미세유체장치 통해 뇌동맥류 치료

포스텍 김준원 교수
포스텍 김준원 교수
포스텍 차형준 교수
포스텍 차형준 교수

뇌혈관 벽에 이상이 생겨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병, 일명 '머릿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포스텍 공동연구팀(기계공학과 김준원 교수·임종경 박사,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통합과정 최근호씨)이 인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생체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색전술용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8일 자 뒤표지에 게재됐다.

뇌동맥류의 치료는 해당 부위가 터지기 전에 백금 코일로 동맥류를 메워서 내부 혈류의 방향과 압력을 낮추는 방식이(코일 색전술) 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코일 색전술은 수술 한 번에 동맥류 크기에 따라 다수의 백금 코일(개당 60만 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크다. 또 미세 스프링 구조의 코일 특성 때문에 수술할 때 동맥류가 터지거나 동맥류 내부가 완전하게 메워지지 않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여기에다 수술 후에는 불완전한 채움도의 영향으로 코일의 재압축이 생겨 해당 코일이 환부에서 이탈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

연구팀은 우선 온도와 pH, 빛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는데다 부드러운 기계적 특성을 갖고 있는 하이드로젤에 주목했다. 다만 체내에 독성이 있거나 기하학적 구조의 혈관 내 환경에서 하이드로젤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임상적용은 쉽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새로운 동맥류 색전술용 소재로서 이중가교가 가능한 알지네이트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제안했다. 이 색전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 조사에 의한 빠른 공유 가교와 혈액에 존재하는 칼슘이온을 사용한 이온 가교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한 자연 유래 생체물질이다.

특히 인체에는 분해효소가 없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고, 이중가교 덕분에 하이드로젤이 팽창하는 현상 없이 우수한 구조적인 안정성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재를 활용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동맥류를 채우고 파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연구팀은 광섬유가 통합된 미세유체 장치도 개발했다. 이 장치는 구불구불한 기하학적 구조와 높은 흡광도를 포함하는 극한의 혈관 내 환경에서 하이드로젤을 미세섬유의 형태로 안정적으로 생산, 제어할 수 있는 수술기기다.

미세유체장치에서 생산·제어된 하이드로젤 미세섬유는 동맥류를 균일하게 채울 수 있으며 수술후에도 강도유지를 도와 동맥류 파열을 최소화한다.

연구팀은 "생체친화적이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색전술용 소재와 이를 통한 동맥류 치료 방법을 세계 최초로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며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가 하루빨리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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