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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터! 봉화군 유일의 장애인재활시설인 하눌보호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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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CP 인증 받은 지역특산품 하눌愛 상표 달고 온라인으로 판매

엄태항 봉화군수가 장애인작업장을 방문, 장애인들과 함께 전선가공작업을 하고 있다. 마경대 기자
엄태항 봉화군수가 장애인작업장을 방문, 장애인들과 함께 전선가공작업을 하고 있다. 마경대 기자

"매일 친구들과 만나, 같이 일하는 게 좋아요."

지난 14일 경북 봉화군 상운면 하눌리 하눌보호작업장에는 장애인들이 전선가공 작업을 하며 함빡 웃음꽃을 피웠다. 엄태항 봉화군수도 장애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일손을 도왔다.

이날 엄태항 봉화군수는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장애인들을 격려하고 시설을 점검하고자 하눌보호작업장을 찾았던 것이다.

이곳 직업훈련 교사 이정수(43·중증 지체장애인) 씨는 "군수가 직접 찾아와 장애인들을 격려해 주고 관심을 가져줘 장애인들이 너무 좋아했다"며 "자주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사회복지법인 하눌(대표이사 조석현) 보호작업장은 지난 2014년 10월 '더불어 사는 세상은 아름답습니다'란 슬로건을 걸고 설립된 지역내 유일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지역 장애인에게 일자리 제공과 취업알선, 사회∙경제적 재활과 자립 등 지원을 통해 장애인들이 평범한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엄태항 봉화군수가 하눌보호작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마경대 기자
엄태항 봉화군수가 하눌보호작업장을 둘러보고 있다. 마경대 기자

이곳에는 현재 봉화지역 출신 상시근로자 17명, 훈련근로자 10명 등 총 27명의 장애인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임가공작업장과 버섯재배사, 참‧들기름 생산시설에서 일하며 경제적 자립을 꿈꾸고 있다.

박모(38·중증 지체장애인) 씨는 "작업장에 출퇴근하기 전에는 집에서 TV를 보거나 장애인 단체사무실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작업장이 들어서 출근하고 매일 친구들과 함께 일하며 즐겁게 지낼 수 있어 매우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하눌보호작업장은 샌드위치판넬 구조로 화재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었다. 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외부에 설치돼 있고 작업공간, 이동통로 등이 협소해 장애인들이 많은 불편을 겪어왔다.

하지만 2019년 보건복지부와 경상북도, 봉화군의 지원을 받아 지상 2층, 530㎡ 규모의 철근콘크리트시설로 탈바꿈했다. 1층에는 임가공작업장, 휴게실, 화장실 등이 들어섰고 2층에는 사무실과 상담실, 집단활동실이 자리잡았다. 특히,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도 설치됐다.

하눌작업장에서 생산하는 봉화지역 특산품.
하눌작업장에서 생산하는 봉화지역 특산품. '하눌愛'라는 상표를 달고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마경대 기자

임가공작업장에서는 과수 유인줄매듭 작업과 전선 가공작업, 종이 가방 조립 등 중증장애인들이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하고, 표고버섯 재배사 3동에서는 무농약 인증의 신선한 생표고와 선물용 건표고 세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착유기 3대를 갖춘 166㎡의 제유시설은 지역 농가에서 생산된 참깨와 들깨를 수매해 100% 국내산 참기름과 들기름 제품을 생산, '하눌愛(애)'라는 상표를 달고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참기름과 들기름은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아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

장애인들은 이곳에서 하루 일과를 보내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회활동에 대한 의미를 알아 가고 있다.

박모(56·중증장애인 2급) 씨는 "개인의 수준에 맞는 작업을 통해 일에 대한 소중함과 작은 보상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자립 의욕과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눌은 새로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적 장애인들이 거주하는 장애인거주시설 건립이 목표다.

최상경 하눌보호작업장 원장은 "장애라는 이유로 사회의 편견과 무관심 속에서 근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장애인들이 직업 재활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지역의 유일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든든하다"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의 권익 향상과 복지 증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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