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요령성 조양시 건평현은 홍산문화의 핵심 유적지다. 여신 조각이 발굴된 우하량 유적 입구에 소나무 두 그루가 눈길을 끈다. 뿌리가 다른데, 가지는 한데 붙은 연리지(連理枝)다. 연리지 고사는 남북조시대 범엽(398~445)이 후한(25~220년)의 역사를 적은 『후한서(後漢書)』 「채옹전」에 처음 나온다. 이어 당나라 시인 백거이(772~846)가 「장한가」에서 양귀비와 현종의 사랑을 읊으며 재등장한다. 비록 달리 태어났지만, 하나 되고 싶은 연인을 떠올린다.
지난해 말 TBS(교통방송)는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키는 하늘색 바탕에 '1합시다'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선거를 앞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지 않는 조상님 가르침은 뒤로 밀렸다. 각계의 지적이 잇따른 뒤에야 TBS는 1월 캠페인을 접었다. 석 달 뒤, 하늘색 바탕의 유사 구호 '합니다1'이 나타났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캠페인이다. 하늘색 바탕 '1합시다'와 '합니다1'. TBS와 민주당의 연리지 컬래버레이션에 공정은 사라졌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을 거부한 오세훈 후보는 지난달 28일 "TBS에서 김어준 씨가 계속 방송해도 좋지만, 교통정보를 하시라"고 편향된 정치방송에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김어준, 그가 없는 아침이 두려우신가? 이 공포를 이기는 힘은 우리의 투표"라며 김어준 지키기에 나섰다. 김어준이 민주당에 화답했다. 선거 이틀 전인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무려 90분 동안 익명의 출연자 7명을 동원해 반론도 없이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문화일보 4월 5일) 민주당 편향의 극치를 보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일 대구 강연에서 "이번 재보궐선거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김어준"이라며 김어준과 민주당을 한 몸으로 비판했다. 1980년대 전두환 예찬의 '땡전뉴스'가 21세기 TBS의 민주당 편향 '땡민뉴스'로 다시 태어났다고 할까. 불공정은 수치로 입증된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이번 재보궐선거 때 내린 행정지도 13건 가운데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5건, 38.5%를 차지했다.(미디어 오늘 4월 13일) 김어준 퇴출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4일 만에 추천 수 25만 명을 넘어(세계일보 4월 13일) 국민의 공분을 입증했다.
선거 다음 날인 8일 김어준은 뉴스공장에서 "KBS의 내곡동 측량 현장 보도, 굉장히 결정적인 보도였는데 이 기사를 포털이 이틀 동안 싣지 않았다"고 발언했지만, 미디어오늘은 10일 "김어준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는 팩트 체크 결과를 보도했다. 김어준의 거짓말이었다. 그러니, '시무 11조 상소'로 이름을 알린 온라인 논객 조은산은 8일 블로그에 "그(김어준)는 털 많고 탈 많은 음모론자에 불과하다"며 "극렬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이미 보지 말아야 하고 듣지 말아야 할 인물로 각인된 지 오래"라고 깎아내렸다. 오죽하면 친여 성향 매체 뉴스타파의 최승호 PD(전 MBC 사장)가 2020년 7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김어준)는 사실이 아닌 위험한 주장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것 같습니다"라고 비판했을까.
저널리즘은 세상의 좀 더 진정한 모습을 그리는 매일의 과정(daily process of painting)이다.(미국 공영라디오 NPR 윤리 핸드북) 1972년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닉슨 대통령 사임을 이끌었던 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지적, "지면에는 더 많은 진실이 있어야 한다"(미디어오늘 2019년 9월 26일)는 충고가 절실하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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