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 원전 기술 또 세계 최고 입증…이래도 탈원전 고집할 텐가

한국 원자력발전소의 사용 후 핵연료(폐연료봉)를 특수 처리해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해 미국 원전 당국이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란 소식이다. 1997년 한국이 연구를 시작했고,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따라 2018년 공동 개발에 나선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을 가동하는 데 쓰고 남은 폐연료봉을 다시 쓸 수 있는 연료봉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술이다. 핵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안전성을 높임으로써 원전을 '재생 가능한 친환경 발전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더욱이 이번 성과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돌파하고 나온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직후인 2017년 12월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재검토위원회를 출범시켜 2018년 4월 전면 재검토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미 연구진은 이런 악조건에서도 3년여에 걸친 공동 연구 끝에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해 미국 원전 당국이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조만간 공인할 예정이다.

수십여 년에 걸쳐 원전 기술을 축적한 한국은 기술력과 안전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3세대 원전인 APR 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을 미국 외 국가로는 유일하게 따냈고, 유럽 사업자 요건 인증도 받았다. 그에 이어 차세대 원전 연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심각한 포화 상태에 이른 사용 후 핵연료 국내 저장 문제까지 해결하는 첨단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50~100년 세계 에너지 기술을 선도할 기반을 더 확장했는데도 벌써 국내 반핵·탈핵 단체들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문 정부의 잘못된 탈원전 정책이 불러온 폐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탈원전 정책 탓에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원전 기술이 산소 공급이 끊긴 뇌사 환자 수준에 처하고 말았다. 하루빨리 탈원전 정책을 폐기해 더 이상 국익을 훼손하는 죄를 짓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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