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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고양이는 영상통화로 우리를 알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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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색맹이다. 고양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파란색이 구분되는 흑백 영화라 이해하면 된다. 노란색, 초록색을 감별하기 어려우며, 빨간색은 특히 인지하지 못한다. 반면에 파란색은 잘 감별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고양이는 색맹이다. 고양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파란색이 구분되는 흑백 영화라 이해하면 된다. 노란색, 초록색을 감별하기 어려우며, 빨간색은 특히 인지하지 못한다. 반면에 파란색은 잘 감별할 수 있다. 사진 pixabay

꼬마 친구가 이슬이(고양이·7m)를 데리고 내원했다. 시골 할머니 댁 근처에서 발견된 어린 고양이를 차마 두고 볼 수 없어 가족들이 키우게 됐다고 한다. 눈병과 설사 증상으로 한동안 고생도 많았지만 이제는 건강하게 가족들을 따르는 '개냥이'로 성장했다.

꼬마가 물었다. 할머니도 이슬이를 좋아해서 영상 통화를 했는데 고양이가 못 알아보더라고 했다. 이슬이도 할머니 댁에 가면 할머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왜 할머니를 못 알아보는지 궁금해했다.

동물의 시각은 망막에 분포하는 빛 수용체에 의해 결정된다. 간상세포(rod cell)는 어두운 상황에서 주로 작동하며 사물의 주변을 인지하며 윤곽이나 움직임을 감별해낸다. 원뿔세포(cone cell)는 밝은 빛에서 주로 작동하며 사물이 가지는 다양한 색과 뚜렷한 형태를 감지한다.

고양이는 사람에 비해 원뿔세포(cone cell)는 부족하며 간상세포(rod cell)는 발달되어 있다. 사람보다 야간에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고양이의 조상이 야행성이었음을 반증한다.

반면에 낮에 색을 감지하는 능력은 사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색맹이다. 고양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파란색이 구분되는 흑백 영화라 이해하면 된다. 노란색, 초록색을 감별하기 어려우며, 빨간색은 특히 인지하지 못한다. 반면에 파란색은 잘 감별할 수 있다.

고양이는 심한 근시다. 불과 6m 이내의 사물만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시력이 약한 대신 초당 감지하는 이미지 컷은 사람에 비해 훨씬 발달되어 있다. 고속촬영 카메라로 이미지를 관찰하듯 움직임들을 관찰할 수 있다. 동체시력이 발달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 pixabay
고양이는 심한 근시다. 불과 6m 이내의 사물만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시력이 약한 대신 초당 감지하는 이미지 컷은 사람에 비해 훨씬 발달되어 있다. 고속촬영 카메라로 이미지를 관찰하듯 움직임들을 관찰할 수 있다. 동체시력이 발달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진 pixabay

또한 고양이는 심한 근시다. 불과 6m 이내의 사물만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시력이 약한 대신 초당 감지하는 이미지 컷은 사람에 비해 훨씬 발달되어 있다. 고속촬영 카메라로 이미지를 관찰하듯 움직임들을 관찰할 수 있다. 동체시력이 발달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반려인이 개와 고양이와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들을 관찰해보면, 개가 훨씬 적극적으로 반려인과 소통하는 편이다.

고양이가 색을 구별하고 형태를 감지하는 능력이 사람보다는 훨씬 미약하지만, 개보다는 발달되어 있다. 영상 속 반려인의 얼굴을 색이나 윤관으로 인식하는 능력이 개보다 더 우수할 텐데 왜 고양이는 반려인과의 영상 통화에 소극적일까?

그 이유는 개가 주인에 대한 의존감이 훨씬 더 강하기 때문이다. 영상 속 주인의 모습을 관찰하며 긴가민가하다가 목소리를 통해 주인임을 확신한다. 주인임을 확신하는 순간부터는 어서 나오라며 보채기 마련이다.

반면에 고양이는 직접 자신과 놀아주거나 먹을 걸 챙겨주는 실존하는 집사를 선호한다.

혼자 남겨진 고양이의 안부를 걱정하는 반려인의 마음과는 달리 고양이는 혼자서도 일상을 누리며 잘 지낸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반려인이 귀가하고 자신을 잘 챙겨주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화면 속의 집사의 진위보다는 휴대폰 액정화면에서 발산되는 블루라이트와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에 더 관심을 가진다. 고양이 돌보는 반려인들을 집사라 일컫는 또 하나의 이유인 셈이다.

꼬마에게는 이렇게 설명해야 했다.

"고양이는 색맹이라 영상 통화로 할머니를 알아보기는 쉽지 않아. 휴대폰에서 발산되는 빛과 움직이는 영상에 더 관심을 가질걸. 대신 고양이가 할머니를 직접 만나면 엄청 좋아할 거야. 할머니 댁에 자주 들러야겠다. 그치?"

수의학박사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동물수호천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 원장은 개와 고양이,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치료한 30여년간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와 반려동물문화를 알리고자 '동물병원 24시'를 연재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동물명은 가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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