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환수 프로의 골프 오디세이] <54>코로나19시대 '마'(魔)의 봄 골프

4월과 5월은 해마다 필드만 고집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결코 호락하게 스코어를 허락하지 않는다.
4월과 5월은 해마다 필드만 고집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결코 호락하게 스코어를 허락하지 않는다.

잔인한 4월이 지나고 5월이 시작됐다.

춥다는 이유만으로 겨울철 골프를 멀리한 필드전용 골퍼들은 이번 '마의 봄철'이 어느 해보다 힘겨울 것으로 짐작된다.

겨울에도 무시로 동남아나 아시아권 따뜻한 곳의 골프장을 찾아 자신의 골프 리듬을 유지하던 골퍼들이 올해에는 전혀 이러한 상황과 기회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겨우내 켜켜이 앉은 골프백의 먼지를 털며 파란 잔디가 싹튼 올 해의 봄을 어느 해와 달리 가슴 설레며 간절하게 기다렸을 것으로는 짐작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 겨울철은 골프하기가 가장 힘든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올해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측되는 골프시즌일 것만 같다.

우선 필드를 수시로 찾던 골퍼들의 입장에서 비록 회원권을 소유하고 있다 손치더라도 코로나19 유행이 파생시킨 국내골프장 부킹전쟁은 필드 출정을 만만치 않게 만들어 놓았다.

전례 없는 호황으로 골프장들이 즐거운 아우성이지만 정작 필드만을 고집하는 골퍼들의 입장에선 결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이참에 필드만 고집하는 골퍼들은 필드 출전의 횟수를 줄여 연습장이나 개인 스윙연습에 매진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또 다른 성과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연습장을 거치지 않고 필드가 주 무대인 특정 아마추어 골퍼들은 겨울철 골프에 대해 매우 냉담한 반응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시즌이 도래했을 때 연습장을 외면하는 골퍼들은 겨울 골프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잔디의 상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관심의 촉수가 높다.

필드만 찾는 골퍼들이 "선수할 것도 아닌데…"라며 가장 즐겨하는 변명거리를 입버릇처럼 되뇐다. 그리고 하이 스코어의 저조한 기록에 대해 필드용 핑계 찾기에 골몰하기 일쑤다.

특히 잔디가 막 움터오는 요즘에는 자신의 종전 기량을 회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해가 거듭될수록 퇴보하는 자신의 역량을 의심하기 시작하지만 곧 본격적인 시즌이 도래하면 이마저도 금세 잊어버린다.

스윙은 골프볼을 맞추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몸이 물리적인 형태로 원형의 아크를 그려 클럽이 저절로 볼을 타격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 아리송하고 다른 차원 같은 느낌을 제대로 터득하는 것이 골프연습장을 찾는 이유이며 필드를 빈번하게 출정하는 목적이 되어야 비로소 손맛 나는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로우핸디의 소유자로 거듭나게 된다.

연습과 실전이 이원화된 골프의 특성을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매우 단순하게 서술한다면 실전 같은 연습과 실전을 균형 있게 배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골퍼가 희망하는 목적에 근소하게 접근할 수 있다. 만약 이를 배반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실전과 연습 중 한 가지를 추천해야 한다면 필자는 무조건 연습장에서 스윙연습을 일 년이든 몇 년이든 하기를 주문한다.

스윙연습은 골퍼를 결코 배신하지 않고 반드시 그 노력의 대가를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실전만 고집하는 골퍼들은 오히려 봄날의 본격 시즌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한동안 지속되는 이유를 연습의 부재에서 찾아보길 희망한다.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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