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체 사회의 유지 근간은 효(孝)와 충(忠)이다. 효는 가족 단위의 구성을 유지해 주는 덕(德)이요, 충은 국가 단위의 조직을 유지시켜 주는 덕이다. 2021년 6월 6일 현충일을 맞이하면서 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현충일은 공휴일이기는 하지만 국경일이 아니다. 정확히는 '국가 추념일'이다. 국경일은 말 그대로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 즉 축제 같은 날이지만 이날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들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로, 국경일이 될 수 없기에 '국가 추념일'이다.
우리나라가 국가 형태를 갖춘 고조선에서부터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충에 헌신한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분들 덕분에 나라가 유지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일제강점기에 충에 기반을 둔 독립운동가의 독립정신이 없었다면 과연 광복을 볼 수 있었을까. 나라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기에 처한 6·25전쟁에서 충을 앞세워 목숨을 바친 전몰장병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이 성립되었을까. 모두가 국가 단위의 조직을 지키는 충이라는 덕목에 의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현충일을 국가 추념일로 정해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행사를 갖고 그들의 충성심에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대구에는 호국영령을 추념하기 위한 앞산 현충탑이 있지만 무언가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념하고 영혼을 위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는 엄숙하고도 교육적인 새로운 공간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대구에서는 지난 2017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우대현)가 발족되어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자는 취지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 20일에는 이 단체가 주축이 되어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기인 대회(추진위원장 김능진)까지 열리고 기념관 건립 운동이 일어나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만약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이 만들어진다면,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위령할 수 있는 추모의 장이 될 것이다. 그러면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은 충의 정신을 더 높이는 공간으로 대구시민의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또한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계획에 대구형무소 재현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대구형무소는 최근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의 연구로 순국한 독립유공자가 서대문형무소보다 20여 명이나 더 많은 곳으로 밝혀졌다. 대구형무소가 현충의 공간이 된다면 충의 덕목을 시민에게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나라를 잃어버리고 봄조차 빼앗긴 일제강점기에도 굴하지 않고 임시정부를 만들어 국가의 정통성을 세계 만방에 당당히 알린 끈기를 가진 우리 민족은 어느 민족보다 충의 덕목을 중요시한 민족이었다. 현충일을 맞이하여 충의 덕목이 바로 나라의 근간임을 다시 한번 새겨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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