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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 북한 대학생들에 다시 불리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날 저녁 페이스북에 글

태영호. 연합뉴스
태영호. 연합뉴스
태영호 국회의원 페이스북
태영호 국회의원 페이스북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내일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북한 주민들에게 불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민중가요이다.

1971년 김민기가 만들어 발표한 아침이슬은 특히 양희은이 다시 불러 인기를 더욱 얻었다. 아침이슬은 김민기와 양희은 각자의 첫 앨범에 수록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런데 아침이슬은 '태양이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른다'는 가사가 불순하다는 이유로 1975년 박정희 유신 정부 때의 긴급조치 9호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됐는데, 그러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후 1987년 6월 항쟁 등 민주화 운동 시기는 물론, 최근을 살펴보면 2016년 국정농단을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불리며 국민가요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그 사이, 1990년대 들어 북한에서도 젊은층이, 더구나 군대 안에서도 즐겨 부른 노래가 아침이슬이라는 탈북자들의 얘기가 전해진다. 그러다 이를 인지한 북한 당국이 1990년대 후반에 금지곡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막을 이번에 태영호 의원이 소개했다.(아래 글 참조)

지난 2월 15일 별세한 사회운동가 백기완, 작가 황석영,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전남대 학생 김종률이 5.18 민주화운동 직후인 1981년에 만든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 및 광주를 대표하는 곡이다.

원래 5.18 민주화운동의 희생자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 결혼식을 위해 제작된 곡으로, 1980년대에는 금지곡이었으나 1990년대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가 음반에 수록해 퍼지면서 다시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러다 각종 집회 등에서 아침이슬처럼 불렸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부터는 매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 형식(참석자 모두 함께 부르는 것, 무대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것을 듣는 합창 형식과 구분)으로 불리고 있다.

아울러 광주,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각국 노동자들의 집회 등에서도 개사돼 불렸다. 특히 2019년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당시에도 현장에서 울려 퍼졌고, 올해 시작된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서도 미얀마 국민들이 부르고 있다.

지난해 5월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아침이슬'이 수록된 김민기 - 1집(1971), 양희은 - 양희은 고운노래 모음(1971) 앨범 커버. 매일신문DB

▶태영호 의원은 1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언급하면서 "5.18 정신은 북한을 민주화시킬 숭고한 자산이다. 우리가 할 일은 북한으로의 5.18 정신 전파"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벌어진 1980년 5월 자신의 평양국제관계대학교 1학년 시절을 언급했다. 태영호 의원은 "당시 북한 TV에서 총을 든 광주 시민들이 시내를 질주하는 장면을 연일 보도했다. 며칠 동안 강의 시간마다 교수들이 '광주봉기가 남조선 전역으로 곧 번져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은 5월 27일 진압됐고, 북한 매체는 '전두환 파쇼 군부가 광주봉기를 무참히 진압했다'고 보도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이 진압된 지 이틀 뒤인 5월 29일 로동신문은 '남조선인민들의 반파쇼민주화투쟁사에 빛나는 장을 기록한 력사적 사변'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광주인민봉기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피압박인민들의 투쟁에서 특출한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 사변'이라고 정의하며 '봉기는 전제정치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동방인민들의 근대 역사에서 처음 있는 가장 역사적 사변'이라고 5.18 민주화운동을 추켜세웠다"고 회고했다.

더구나 "북한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의 영향으로, 민주화운동을 북한식으로 다룬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가 제작됐다"며 이때부터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이 '아침이슬'이 한국 노래인 줄도 모르고 즐겨 불렀다고 소개했다.

이어 태영호 의원은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북한 노래방들에서 '아침이슬'이 금지곡으로 선정되며 슬며시 사라지고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 규정도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반파쇼 민주화 운동'이라며 추켜세우던 5.18에 대해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 '민주화'라는 표현이 점차 빠지게 되었고 '인민봉기'라는 면이 강조되기 시작했다"고 아침이슬이 금지곡이 된 시대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5월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오른쪽). 연합뉴스

▶이어 가장 최근인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5.18 민주화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렸다.

태영호 의원은 "김정은 정권 들어와서는 5.18 민주화운동이 '광주 대학살, 광주학살, 광주항쟁' 등으로 정의되며 군부에 의한 민간인 대학살 측면이 강조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최근 노동신문에 '광주 대학살'이라는 제목으로 곧잘 나오던 기사마저 점점 뜸해지고 있다. 실례로 2019년 한 해 동안 노동신문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사를 26건이나 실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6건밖에 싣지 않더니, 올해는 5월 17일 현재까지 5.18 민주화운동 관련 기사가 한 건도 없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목했다.

이와 관련해 태영호 의원은 "북한 당국은 북한체제에 '덕'이 될 줄 알았던 남한의 5.18 민주화 운동이, 사실 그대로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오히려 '해'가 될 것이란 자각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태영호 의원은 "독재정권에 항거해 민주화를 이루고자 했던 우리 국민의 희생 정신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된다면 김씨 세습 독재정권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겠는가"라고 강조하면서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북한으로의 5.18 정신 전파이다. 나는 우리의 '아침이슬'과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대학생들 속에서 다시 불리길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태영호 의원은 "5.18 정신이야말로 북한 주민들을 민주주의와 자유로 해방시킬 위대한 유산이며, 숭고한 자산"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이어진 여러 정치인들의 '뻔한' 글과 차별화되는 내용 및 참신한 발상의 5.18 민주화운동 주제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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