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해 든든한 육아동반자가 되어드리고 있습니다."
21일 대구 남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최옥순(56) 아이돌보미는 "할머니가 손주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애지중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했다.
부모의 맞벌이 등 양육공백이 발생하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가족부는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찾아가는 돌봄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서비스 형태도 영아종일제, 시간제, 질병감염아동지원, 기관연계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 아동의 안전한 보호 및 돌봄을 위한 서비스 제공 내용 중 가사활동은 제외돼 있음으로 원칙적으로 요구하면 안 된다.
최 씨는 10년간 남편의 일을 도우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중 우연한 기회로 아이들을 돌보게 됐다. 2017년 초 편찮으신 부모님을 병간호하던 모습을 본 동생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며 아이돌봄서비스에 대해 소개해줬다. 그는 아이돌봄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던 중 50살이 넘은 나이에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차근차근 취업을 준비했다.
사실 그는 젊은시절 아이들을 교육하고 보호하는 보육교사라는 꿈이 있었지만,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이루지 못했던 터라 더욱더 귀중한 기회였다. 이후 그는 면접과 양성교육 80시간과 현장실습 10시간 등 아이를 돌보기 위한 각종 교육을 받았고, 2017년부터 일하고 있다. 그는 관심이 있던 분야였지만, 원래 하던 일을 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지금은 왜 진작 이 일을 하지 않고 살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 50살이 넘어서부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첫정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 그는 처음 일을 시작한 그 가정에서 4년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 가정에서 세명의 아이를 돌보는 동안 한명의 아이가 더 태어났다. 현재 3살배기부터 초등학교 5학년까지 네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오전 2시간만 돌봤지만, 지금은 오전, 오후까지 시간을 늘려 아이들과 함께 한다.
뿐만 아니라 최 씨는 다자녀를 돌보고 있다보니 2~3명의 아이가 사는 곳에 지원을 나가기도 한다. 자신이 아이 복이 많다고 설명하는 그는 아이의 천사 같은 얼굴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최 씨는 할머니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아이들의 웃는 모습에 하루하루 힐링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최 씨는 도움이 절실한 가정에 필요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그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한 부모 가정에서 일을 마친 뒤 저녁을 먹던 중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그 집으로 돌아갔다. 할머니와 아버지, 아이 세 명이 살고 있던 가정에서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혼자 있는 아이를 낮뿐만 아니라 밤까지 보살펴주고 재워주기까지 했다. 그는 아이가 혹시라도 집에 혼자있거나 병원에 따라가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굉장히 괴로웠을 것이라며 다행히 일을 하고 있었으니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했다고 했다.
이처럼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는 최 씨에게도 아쉬움이 있다. 보육교사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해 더 많이 배웠더라면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해 늘 아쉽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앞으로 그는 언제까지 일할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노후가 준비도 되지 않은 삶을 살다 50살이 넘어서 정말 좋은 직장을 갖게 됐다며 웃으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준 아이들을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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