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로 예정된 제1야당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쥐려는 주자들이 너도나도 대구경북을 앞다퉈 찾고 있다. 102석의 거대 야당을 이끌 적임자를 주장하는 남녀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대구경북을 찾아 표를 호소하는 모습이 분명 반가울 법도 하다. 그렇지만 잦은 그들의 발길을 보는 대구경북 사람 마음이 그렇지만은 않다. 각종 선거를 겨냥해 대구경북을 찾은 여야 정치인의 지난 행보를 보면 참담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도 표를 바라는 정치인에게 진정성을 읽을 수 없는 탓이다. 이는 여야가 다르지 않다. 대구경북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크고 작은 선거에서 강한 보수 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 대한 관심과 지지 역시 꾸준하게 높아진 정치 지형도를 그렸다. 물론 당선 의석이라는 수치만으로 보면 여전히 보수 편향의 기운 형태였겠지만 보수·진보 진영의 득표 수준을 보면 변화상은 분명했다.
거북처럼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달라지려는 정치색을 읽었기에 선거 즈음에는 여야 모두 대구경북에 대한 아낌 없는 애정을 표시하고 특별위원회 설치 등 다양한 공세를 펴고 맞춤형 공약도 내놓았다. 하지만 진보 쪽은 당장의 눈앞 결실이 빈약한 선거에 실망, 발길을 끊곤 했다. 보수 진영은 더했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외면도 모자라, 당리당략에 따라 되레 '영남 배제론' 깃발 아래 서슴없이 대구경북을 흔들기까지 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기괴한 현상은 대구경북의 독특한 선거 행태가 자초한 재앙이다. 출마자와 그가 내세운 정책과 공약을 보지 않고 그가 흔드는 깃발의 물감을 보고 표를 몰아준 어리석음이 낳은 결과인 셈이다. 울타리 속에서 먼저 변하지 않고 밖에서 먼저 달라지길 바랄 수 없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당내 책임 당원의 비중이 30%인 대구경북을 찾은 까닭은 오로지 표 하나다. 주자들은 진정한 마음으로 표를 얻길 바란다. 대구경북 유권자 역시 사람을 잘 가려서 표를 던지는 행동에 익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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