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겹살이 식판 가득, 다음에 또 먹을 수 있을까?" 국회의원 방문하자 51사단 '꽉 찬 식판' 공개

육군 51사단이 공개한
육군 51사단이 공개한 '1인 기준량' 식단. 연합뉴스
강대식·이채익·한기호·신원식 등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이 26일 부실급식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경기 화성의 육군 51사단을 현장점검 하며 예하 부대 병영식당 및 취사 시설 등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대식·이채익·한기호·신원식 등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이 26일 부실급식 사태의 시발점이 됐던 경기 화성의 육군 51사단을 현장점검 하며 예하 부대 병영식당 및 취사 시설 등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제보를 통한 부실급식 사례가 처음 나왔던 육군 51사단에 26일 야당 국회의원들이 방문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그간 이어진 부실급식 논란을 뒤집을만한 '푸짐한' 식단이 공개됐고, 군 당국은 이 같은 수준의 식단을 앞으로 장병들에게 계속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국민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육군 51사단은 휴가를 다녀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격리 조치한 장병에게 준 부실급식이 지난 4월 18일 당시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함께 이름을 알린 부대이다. 당시 51사단 예하 한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장병은 국이 없는데다 가짓수는 물론 양도 부실한 식단 사진을 온라인에 제보한 바 있다.

이 사진이 첨부된 게시글에서는 다른 부대 격리장병에게는 어떤 식단이 제공되는지 물었는데, 이후 역시 부실급식을 제공받던 다른 부대 사례가 릴레이로 이어지면서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를 비롯한 국민들의 큰 관심이 쏟아졌다.

이는 곧장 다수의 언론 보도를 타면서 이슈화됐고, 격리장병 급식은 물론 애초 우리나라 장병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식단의 낮은 질에 대한 관심으로도 확대됐다.

▶이날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강대식·이채익·한기호·신원식 등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이 경기도 화성시 소재 육군 51사단 예하 한 부대를 찾아 신병 병영생활관을 비롯, 휴가를 다녀온 장병 등을 위한 격리시설, 병영식당, 취사시설 등을 점검했다.

그러는 가운데 의원들은 병영식당에서 부대 관계자들과 점심을 함께 했는데, 이때 나온 식단에 국민들의 눈길이 쏠린 것.

이날 언론 보도에서는 잡곡밥, 게와 오징어 등의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된장찌개, 삼겹살수육, 고추·상추·쌈장 등으로 구성된 상추쌈, 배추김치 등으로 식단이 구성됐다고 전했다.

다만 사진상 삼겹살은 삶거나 찐 수육이라기보다는 구워 조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물된장찌개의 경우 건더기가 가득했고, 특히 삼겹살 구이는 식판이 다소 넘칠 만큼 수북이 담겼다.

이를 두고 51사단은 의원들에게 "1인 기준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꽉 찬' 식판을 두고 예비역을 포함한 네티즌들은 "계급이 높은 장군이나 정치인이 방문할 경우 흔히 하는 보여주기가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높으신 분들이 자주 방문하면 장병들이 좋은 식단을 자주 접할 수 있겠다"는 희망 섞인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러자 "애꿎은 장병들만 손님 자주 온다고 부대 청소에 힘을 뺄 것"이라거나 "식자재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국 높으신 분들에게 푸짐한 식단을 자주 만들어 보여준 만큼 (나중에 장병들이)부실한 식단을 먹게 될 것"이라는 안타까움 섞인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모습이다.

또한 수육이 아닌 구이 형태로 다량의 삼겹살이 배식된 것을 두고는 "수육과 달리 구워서는 제한된 시간 내로 대량 조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의원들이 떠난 후' 해당 부대에서는 쉽게 식단으로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구심도 나타냈다. 이에 대해서는 같은 달걀(계란)이라는 식재료를 두고도 계란찜은 대량으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반면, 계란후라이는 개별적으로 튀겨내야 해 군대 식단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비슷한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반면 최근 부실급식 이슈의 영향이 컸고 서욱 국방부 장관까지 거듭 장병 급식 개선 의지를 밝혔던만큼, 이번에 의원들에게는 물론 언론에도 공개한 수준의 식단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국방부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하루 8천500원 정도인 장병 기본 급식비를 내년부터 1만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상황인데, 이 경우 맛과 양 모두 개선하려는 시도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의원들이 방문한 부대는 격리장병 부실급식 사례가 처음으로 나온 부대가 아니라 같은 51사단 예하 다른 부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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