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29억' 찾으러 갔더니…비번 묻고 적금 강권 '황당한' 농협

대구 시내 한 복권방에서 한 청년이 로또 번호를 하나의 패턴으로 모두 고정해 10장을 같은 번호로 구입한 로또복권과 용지를 보여주고 있다. 매일신문 DB

로또 1등 당첨자에게 농협은행 직원이 계좌 비밀번호를 묻고, 적금가입까지 강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로또 1등 당첨자가 농협 본점을 찾아 당첨금을 수령하려 하자 은행 직원이 비밀번호를 묻고 강제로 적금을 들게 했다고 MBC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 당첨자 A씨는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점을 찾았다. A씨는 당첨금을 찾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첨 사실을 주변에도 알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갔지만, 은행 직원 때문에 다른 손님들까지 다 알게 됐다는 것. A씨는 "1층 프런트에서 접수해야 하는데 거기서 노골적으로 로또 당첨금 찾으러 온 거를 묻고, 회차를 묻었으며, 어디서 당첨되었는지를 묻고,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데서 그렇게 얘기를 하면 너무 당혹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당첨금을 수령하려 3층에 있는 1등 당첨자 전용 창구에서도 황당한 상황이 이어졌다. 당첨금을 받을 통장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은행 직원이 비밀번호를 구두로 불러달라고 요청한 것. 통상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게 되면 비밀번호는 본인이 직접 단말기에 입력하게 된다.

A씨의 당첨금은 43억원. 세금을 제하고 나면 수령액이 29억원에 달하는데 이 통장의 비밀번호를 은행직원이 알게된 것이다.

여기에 은행 직원은 총 5억원짜리 연금 상품을 가입하는 요구도 했다. A씨는 거절했지만 직원을 계속해서 다른 상품을 권유했다. 결국 계획에 없던 적금을 가입했으며 이 적금 통장의 비밀번호는 은행 직원이 직접 입력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농협 측은 비밀번호를 소홀히 다룬 점을 인정하며 적금 권유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금융감독원에 정식 조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