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별력 있는 시험'…6월 모의평가 분석

문·이과 통합형, 국·수 선택과목 생겨
국어는 독서 영역 다소 어렵게 출제
수학은 중간 난도 문제 까다로워져
영어는 EBS 간접 연계로 쉽잖았을 것

3일 2022학년도 수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이는 수능시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예상하고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여서 더욱 중요했던 시험. 대구 시지고 3학년 학생들이 6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3일 2022학년도 수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이는 수능시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예상하고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여서 더욱 중요했던 시험. 대구 시지고 3학년 학생들이 6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모습.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수능시험이 문·이과를 통합, '공통과목+선택과목' 체제로 치러지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런 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난이도와 응시자 수준 및 숫자 등을 생각할 때 어느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지, 지원하려는 대학·학과가 어떤 과목을 선택하라고 요구하는지 등 따져봐야 할 사항이 여러 개다.

그래서 6월 모의평가는 더 중요하다. 수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것이어서 이를 통해 수능시험 출제 경향과 난이도까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 대구 송원학원이 이번 시험 응시생 900여명의 국어, 수학, 영어 답안지를 확보한 뒤 오답이 많았던 고난도 유형을 중심으로 출제 경향을 분석했다.

◆국어, 독서 영역 까다롭게 출제

국어 영역의 고난도 문항. 송원학원 제공
국어 영역의 고난도 문항. 송원학원 제공

국어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 한 영역은 독서 영역이었다. 기존의 3개 지문에서 낯선 독서 이론 지문이 추가돼 당황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공통과목 중 독서 영역에서 오답률이 높았던 것은 6, 16, 17번 문항. 대응되거나 대비되는 내용을 정확히 짚어내 추론하는 게 중요했다.

공통과목 중 문학 영역은 EBS 수능특강과 연계된 작품이 4개나 나와 대체로 평이했다. 다만 34번은 낯선 시에서 긍정적, 부정적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어서 까다로웠다. 화법과 작문에서 오답이 많았던 건 36, 41번 문항. 지문을 훑어보지 말고 정확히 읽고, 이해해야 실수하지 않을 수 있는 형태였다.

언어와 매체에선 35, 41번의 오답률이 높았다. 35번은 용언의 활용 양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규칙성을 다시 확인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41번과 같은 유형은 제시된 자료를 먼저 해석하고, 제시된 내용과의 관련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독서는 지문의 길이와 난이도 면에서 부담이 줄었으나 까다로운 선택지가 제시되는 경향을 보인다. 지문을 차분히 읽고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EBS 연계율이 축소되는 만큼 문학은 주요 개념을 학습해 낯선 작품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선택과목도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원리 등 기본적인 내용을 챙겨야 한다"고 했다.

◆수학, 4점짜리 문제 난도 높아져

수학 영역의 고난도 문항. 송원학원 제공
수학 영역의 고난도 문항. 송원학원 제공

공통과목 경우 가장 어려운, 이른바 '킬러 문항'의 난이도는 낮아졌다. 하지만 4점짜리 문항의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 경우 기본 개념에 충실한 문항이 많았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킬러 문항의 난이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공통과목은 15번과 22번, 선택과목은 셋 모두 30번이 킬러 문항이었다.

공통과목 22번은 주어진 방정식의 조건을 이용해 함수를 완성하는 문제. 3, 4차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완벽히 숙지해야 풀 수 있는 것이었다. 확률과 통계 경우 30번은 6의 배수가 되는 경우의 수를 중복순열이란 수단으로 구하는 문제였다. 케이스를 구분해 같은 것을 포함하는 순열로 확률을 구해야 풀 수 있다.

미적분 30번은 두 곡선이 만나는 두 점 사이의 거리를 f(t)로 정의한 뒤 f(t)의 미분계수를 구하는 문제다. f(t)를 직접 구할 수도 있고, 음함수를 이용해 풀 수도 있는데 계산이 복잡해 어려웠을 것이다. 기하 30번은 백터의 내적을 이용해 좌표평면상에서 주어진 조건을 활용, 식의 최대·최소값을 구하는 문제였다.

차 실장은 "작년과 달리 수능시험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분돼 치러지는 만큼 기본 개념을 충실히 익히고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그 개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특히 중간 난도 문제가 어려워지고 있어 4점짜리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어, 간접 연계로 체감 난도 상승

영어 영역의 고난도 문항. 송원학원 제공
영어 영역의 고난도 문항. 송원학원 제공

영어의 EBS 연계 비율이 기존의 약 70%에서 50%로 축소됐다. 또 직접연계 지문이 사라지면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빈칸추론과 간접쓰기(순서, 삽입) 문제 경우 지문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았으나 평소 교과서에서 많이 다뤄보지 못한 주제, 단어가 포함돼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이다.

34번은 울새(robin)가 이웃하는 새와 낯선 새들의 울음을 구별할 수 있다는 내용. 하지만 이웃하는 새의 울음소리 녹음본을 다른 곳에서 틀어줄 경우 낯선 소리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지역과 친숙한 울음을 연관시킨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36번은 유클리드의 거리(측정) 원칙과 달리 랜드마크가 출발점인지, 목적지인지에 따라 멀고 가까움을 느끼는 게 다르다는 내용이다.

39번은 진화에서 잠의 역할을 다루는 글. 제시문의 환경에 대한 감소된 반응성(decreased responsiveness to the environment)이 그 다음 문장의 'this potential price'가 지칭하는 것이란 점을 파악하는 게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37번은 복합균형(multiple equilibria)이라는 경제학 개념을 선박회사와 강철회사의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 글이다.

차 실장은 "올해 수능시험의 EBS 연계 문항이 모두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된다는 걸 고려하면 EBS 교재를 통해 주제, 소재, 배경 지식을 익히는 데 주력해야 한다. 낯선 지문이라도 빠르고 정확이 읽어낼 수 있게 글의 논리적 전개 파악 능력과 어휘력을 키우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며 "1등급이 목표라면 빈칸추론과 간접쓰기 학습에도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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